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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0%' 무너진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낙관론' 우려 왜


입력 2019.12.02 06:00 수정 2019.12.01 20:25        부광우 기자

"1%대 추락" 민간 예측 줄하향 속 한은 '2%대 사수' 관측

경기 부양 압박 더 커질듯…기준금리 1% 시대 셈법 분주

"1%대 추락" 민간 예측 줄하향 속 한은 '2%대 사수' 관측
경기 부양 압박 더 커질듯…기준금리 1% 시대 셈법 분주


한국은행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내려 잡으면서, 올해 3%에 가까운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던 청사진은 신기루에 그치게 됐다. 그럼에도 1%대 추락을 점치고 있는 민간 연구기관들과 달리, 2%대 성장률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으며 여전히 낙관론을 고수한 모습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을 향한 경기 부양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사상 첫 기준금리 1% 시대 도래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마무리한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2.2%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 연속으로 경제성장률을 내려 잡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1월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다 같은 해 7월 2.8%에 이어 10월에는 2.7%까지 내려 잡았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6%, 4월 2.5%, 7월 2.2%로 잇따라 예측치를 낮춰오다 이번에 다시 추가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한은과 함께 국내에서 올해 2%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예측한 곳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2.0%) 정도다. 외부의 평가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무디스·모건스탠리 등은 2.1%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반면 우리 시장의 반응은 한층 냉소적이다. 앞서 민간 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은 1.8%, 한국경제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은 1.9%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1%대까지 내려앉을 것이라 경고해 둔 상태다. 금융권의 시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열린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 경제가 현재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대내외 여건의 구조적인 변화도 중장기적인 성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비관론도 등장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기록하고, 국내 제조업의 구조적 회복도 지연되면서 내년은 1%대 성장 고착화에 대한 시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투자부진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이로 인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이 더해지면 성장률 2%대 시대가 조기 종료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처럼 경기 상황에 대한 한은의 진단보다 시장에서의 부정적 기류가 심화하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가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에 이른 만큼, 일단 그 효과를 관망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제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보다는 해당 시점이 언제가 될지를 두고 셈법이 분주한 모양새다. 이렇게 되면 조만간 기준금리 1.00%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금융 시장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특히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한은 추정 잠재 성장률을 하회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 역시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1%대 경제 성장률에 대한 염려가 재차 불거질 수 있겠다"며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보대 확대될 가능성을 지지하고, 내년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가뜩이나 낮은 금리가 더 내려갈 경우 이미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가계 빚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요동치고 있는 집값을 한층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1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오르며 2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본래 목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측면의 악영향만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은이 성장률 등 경제 지표 전망에 있어 보수적인 스탠스를 벗어나 시장에 제대로 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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