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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 오너 2·3세 경영 본격화…세대교체 바람


입력 2019.12.13 06:00 수정 2019.12.12 21:39        이은정 기자

80세 넘는 제약사 창업주 '수두룩'… 오너일가 승계 속도전

증여, 유증 통한 지분 승계… 최대주주 변경 작업

80세 넘는 제약사 창업주 '수두룩'… 오너일가 승계 속도전
증여, 유증 통한 지분 승계… 최대주주 변경 작업


보령·경동·유유제약 등 중소제약사들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보령홀딩스

보령·경동·유유제약 등 중소제약사들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2~3세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보수적이고 경직된 제약업계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1일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아들인 김정균(35)씨가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경동제약 오너 2세 류기성 대표이사 부회장(37)도 지난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창업주인 류덕희 회장(81)은 1161만9346주(지분율 43.76%)를 류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유유제약도 조만간 최대주주가 오너 2세 유원상 부사장(45)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유승필 대표이사 회장과 2대주주 유 부사장의 지분율 차이는 1.24%에 불과하다. 유 부사장은 지난 3월과 4월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는 중소제약사를 이끌었던 회장들이 대부분 고령에 접어들면서 가업 승계가 본격 시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영수 신신제약 회장은 91세로 국내 최고령 CEO이고, 황준수 서울제약 명예회장과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 등도 80세 이상 고령인 최대주주다.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과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 역시 80세가 넘었다.

서울제약과 신일제약은 오너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가 다시 오너 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제약은 2013년 박진규 대표에 이어 김정호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를 잡는 듯하더니 지난해 갑자기 김 대표가 사임하고 황 명예회장의 장남인 황우성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일제약도 서울제약과 비슷하다. 홍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2010년부터 정미근 대표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정 대표가 사임하면서 홍 회장의 장녀인 홍재현 부사장이 대표이사가 됐다.

오너 2세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왔다 갔다 한 제약사도 있다. 김성률·김동연 회장이 공동 창업한 부광약품은 오너와 전문경영인 체제를 세 번이나 오갔다. 김성률 회장이 타계하면서 김동연 회장의 아들 김상훈씨가 대표이사에 올랐다가 전문경영인인 유희원 사장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오너 2·3세들의 경우 유학, 다국적사 근무 등 해외 경험이 많아 세대교체를 주도하면서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다만 제네릭(복제약) 시장 어려움, 내수시장 의존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유유제약의 경우 세대교체 이후 신약 개발과 함께 외부 투자를 강화하며 제네릭에만 의존하는 체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를 거친 유 부사장은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로 입사한 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 멍 치료제 매출을 60%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제네릭 판매와 영업에 의존하다보니 업력이 오래됐는데도 성장은 정체된 회사가 많다"면서 "젊은 오너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나면 글로벌 시장진출, 신약개발 등 업계 판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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