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에서 이기는 공천' 가장 중요하다 지적
"참신한 사람 내놔도 못 살아오면 무슨 소용
이길 수 있는 후보 내놓는 게 공천의 전부다"
'본선에서 이기는 공천' 가장 중요하다 지적
"참신한 사람 내놔도 못 살아오면 무슨 소용
이길 수 있는 후보 내놓는 게 공천의 전부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의 국민공모를 마치고 후보자 압축 절차에 돌입했다. 공관위원장 추천위원회는 6100여 추천을 받은 300여 명의 후보군 중에서 2배수로 후보자를 압축할 예정이다.
문재인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 대표선수를 선정할 공관위원장 추천을 놓고 국민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본선에서 이기는 공천'을 할 수 있는 경륜 △당내 권력자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정성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국당 공관위원장이 갖춰야 할 자질과 역량의 핵심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후보의 선발' 외에 다른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의회권력을 내주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끝장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의석을 단 1석이라도 더 늘릴 수 있는 공천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는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지역구에서의 본선 경쟁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판단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공관위원장 본인도 선출직 경험이 있어야 하고, 정당과 정치를 아는 유경험자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PK 중진 A의원은 20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우리는 현재 야당이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첫째로 중요하다"며 "아무리 참신한 사람을 내놓아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충청권 중진 B의원도 "본선 경쟁력이 가장 강한 사람을 선정하는 게 (공관위원장의) 가장 큰 책무"라며 "덜 정치적인 분들은 신선한 면은 있겠지만, 정치현장의 메커니즘을 모르기 때문에 현실경쟁력을 도외시하거나 모양새를 취하는데만 치중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TK 초선 C의원은 "참신하다는 이유로 외부에서 알지도 못하는 분이 오면 조자룡 헌 칼 쓰듯 해서 당을 박살을 낼 수가 있다"며 "당을 어느 정도 아는 분이어야 한다. 의원들을 아무도 모르고 언론에 난 이미지만 가지고 막 쳐내는 분은 큰일 난다"고 경계했다.
TK 중진 D의원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누가 괜찮은지 아는데도 택도 없는 사람이 공천돼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기는 공천이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지역에서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K 중진 E의원은 "공천이라는 게 누가 봐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잘 선정해서 내놓는 게 전부 아니겠느냐"며 "상대 후보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의 경험과 경륜을 가진 분들이 그런 역량을 갖춘 분이라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의 과제로 많은 관계자들이 입을 모은 부분이 '공정성'이었다.
한국당은 2008년·2012년·2016년 세 차례의 총선 공천에서 친박·친이·비박 등 계파 공정성을 잃은 공천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만 이제는 한국당의 계파가 옅어지고 갈등이 어느 정도 사라졌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기존의 계파보다도 당권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계파가 형성되지 않도록 '보스정치'로부터 자유로운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보스가 '배지 달아준다'는 생각하면 망가져
힘있는 사람이 누구 밀어넣으려 하면 안돼"
지인지감·일관된 보수정체성 요구 목소리도
충청권 중진 F의원은 "지금은 공정성의 문제가 제일 크다. 사적인 인연으로 어떤 다른 변수가 작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누가 봐도 될 사람이 공천되는 게 공정성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충청권 재선 G의원도 "보스가 사심을 갖고 자기 사람을 박아넣으려고 하는데서 모든 분란이 생겨난다"며 "국민이 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을 찾아내서 공천하는 게 아니라, 내게 충성할 사람에게 '배지를 달아준다'는 생각으로 공천을 하는 순간부터 망가지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D의원은 "이한구 위원장 시절처럼 공천대란·공천불복이 일어나면 선거에 큰 타격이 된다"며 "공정하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사심 없음이다. 힘있는 사람이 자꾸 누구를 밀어넣으려 하는 게 없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C의원도 "지난 번처럼 완전히 오더를 받아서 (공천을) 다한, 그런 사람이 오면 안되지 않겠느냐"며 "공천을 하고 나도 뒷말이 없는, 객관적으로 신망이 있고 강직한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밖의 자질로는 △사람을 가려내는 선구안이 탁월한 인물 △자유민주주의·보수우파의 정체성을 스스로도 뚜렷하게 갖춘 인물 △보수통합에의 의지가 확실한 인물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D의원은 "지인지감(知人之鑑)이라는 말대로 '사람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며 "커리어만 보지 말고, 옹골찬 사람을 찾아내는 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D의원은 안보전문가로 군 출신 인사를 공천하는 경우를 들었다. D의원은 "자꾸 대장 출신을 공천하려 하는데 쓸모없다. 체면만 차리려 해서 죽기살기로 선거운동도 하지 못한다"며 "소장~준장 중에 대미군사교류를 했던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의정활동 중에 동기가 군단장~여단장에 분포돼 있어 군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G의원도 "국민들은 후보자가 제시되면 그 중 어떤 사람이 우리를 위해 일할 사람인가를 잘 판단하시지만, 우리 지역에 그런 사람이 숨어있다 해도 모를 수가 있다"며 "그것을 찾아내서 (후보로) 선보이는 게 공관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안목'의 중요성을 거들었다.
강원 재선 H의원은 보수 정체성을 강조했다. H의원은 "공관위원장 스스로조차도 보수우파를 대표할만한지 의문이 드는 사람을 데려온다면 엉망이 될 수 있다"며 "여태까지 해온 삶이 일관되고, 정체성이 확실할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G의원 또한 "좌파정권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우리 당의 후보들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분명해야 한다"며 "(공관위원장) 본인 스스로가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런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PK 재선 I의원은 "앞으로 보수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공천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며 "공관위원장이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는 분이 돼야 보수통합이 가능하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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