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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보기만 해도 '빵' 터지네…'해치지 않아'


입력 2019.12.31 09:09 수정 2019.12.31 09:09        부수정 기자

'달콤 살벌한 연인' 손재곤 감독 연출

안재홍·박영규·강소라·전여빈 주연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 리뷰
안재홍·박영규·강소라·전여빈 주연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 로펌 대표에게 잘 보이려 하루하루 보내던 어느 날, 전문 변호사가 될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는다.

클라이언트가 인수한 동물원, 동산파크의 원장으로 부임해 문 닫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을 정상 운영하는 것.

부푼 꿈을 안고 찾아간 동물원에선 관람객은커녕 동물조차 찾아볼 수 없다. 동산파크를 정상화해야만 하는 태수는 직원들에게 동물 대신 동물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자고 제안한다.

태수의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직원들은 북극곰, 사자, 고릴라, 나무늘보, 기린이 된다. 묵언수행은 기본이요, 어깨 결림·근육 뭉침 등 그들의 고군분투는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북극곰의 탈을 쓴 태수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관람객 앞에서 콜라를 마시고, '콜라 마시는 북극곰'은 대박을 친다. 과연 태수는 동산파크를 살릴 수 있을까.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작가 HUN의 웹툰 원작으로 한 '해치지 않아'는 근래 보기 드문, 신선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물원 직원들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는 설정이 스크린에 어떻게 담겼을지가 관건이었다.

영화에 담긴 '가짜 동물'들은 실제 동물이라고 믿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수준이다. 특수분장 팀은 다양한 동물털을 총동원한 데 이어 수의사의 자문을 받아 털 슈트를 제작했다. 캐릭터당 4~5개월에 걸쳐 제작된 동물 탈은 '리얼' 그 자체다.

'가짜 동물'들이 진짜 동물처럼 보이기 위해 움직이고, 포즈를 취하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가짜 동물'이 뛰어다니고, 격한 액션을 선보일 때는 웃음이 '빵' 터진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고 귀엽다.

이 영화의 미덕은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다. 동물을 소재로 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고 바라보는 태도를 짚는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에게 쓰레기를 던지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함부로 주문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무례함을 보여주는 식이다.

영화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질문도 한다. 우리에 갇혀 구경거리가 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깔깔 웃다가 잠시 생각하게 되고, 또 여운도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2006)의 감독과 각본을 맡은 손재곤 감독이 연출했다.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손 감독은 웹툰에서는 손쉽게 가능한 이야기를 실사영화로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원작을 살리되, 구현 가능한 동물을 스크린에 담았다.

북극곰 까만코는 100% CG로 완성했다. 이와 관련해선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다루고 싶어서 이야기를 넣었다.

손 감독은 또 "동물과 사람을 넘나들며 1인 2역 활약을 펼치는 동산파크 5인방의 호흡이 유쾌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개성의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준수하다. 배우들 모두 원래 캐릭터 외에 동물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색깔과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스크린 위에서 통통 튀며 빛을 낸다.

안재홍은 동산파크의 새 원장 태수와 콜라 먹는 북극곰을, 강소라는 동산파크의 외길인생 수의사 소원과 사자를 각각 연기했다.

박영규는 망해가는 동물원의 헌 원장인 서 원장과 기린을 연기했다. 김성오는 사육사 건욱과 순정마초 고릴라를, 전여빈은 동산파크에 무념무상 사육사 해경과 멍 때리는 나무늘보 역을 맡았다.

1월 15일 개봉. 117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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