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데드라인·공격 가능성 두고 애매한 태도
WSJ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 수일 간 집중 진행될 듯”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군사 공격을 단행한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이 발생한 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단행한 이란 공격은 몇개월 전부터 계획됐고, 작전개시 시점은 몇주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란과 이달 초부터 3차례에 걸쳐 벌인 핵협상이 사실상 이란 측의 경계심을 낮추기 위한 ‘연막 전술’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작전은 미국과 몇 달씩 계획한 것”이라며 “실행 날짜는 몇 주 전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작전 개시가 결정된 시점은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고 있던 시기와 대체로 겹친다.
미국은 이란은 지난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1차 협상, 17~18일과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와 3차 핵협상을 벌였다. 미국 측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이란 측에선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란에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지만, 핵 협상의 분위기가 그리 나쁘진 않았다. 6일 첫 만남 이후 추가 협상을 약속했으며 26일 3차 협상에선 이날 협상을 중재한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락치 장관도 “양측 모두 어느 때보다 협상 타결에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기술팀이 다음 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 같은 협상이 결국 작전 개시 전까지 이란의 대비 태세를 낮추게 하는 ‘기만 전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은 이달 초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미국이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 자산을 중동에 집결시켜왔다. F-22·F-35 스텔스기, F-16 등 전투기,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와 U-2 드래곤 레이디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 수백여대의 공군 전력을 이란 주위로 이동시켰다.
여기에다 이란 해역 인근 아라비아해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대기 시켰고, 대서양 카리브해에 있던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까지 지중해 동부로 이동시켰다. 포드 항모 전단이 이스라엘 인근 해역으로 진입한 뒤인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으로 시간을 끈 뒤 포드 항모 전단의 합류가 완료되자 공격을 개시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전투 개시 시점은 며칠 내 지중해 동부 해안에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이 도착한 직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데드라인이나 실제 공격 가능성 여부를 두고 애매한 태도를 유지해온 것도 상대방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한 '연막 전술'의 하나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란에 최대 보름이라는 미국과의 핵 합의 시한을 설정한 것이다.
그는 지난 19일 오전 워싱턴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첫 회의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앞으로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취재진에 오전에 언급한 ‘10일’에 대해 “충분한 시간일 것”이라면서 “10일이나 15일, 거의 최대한도”라고 데드라인을 최장 보름으로 늘렸다. 이날 공격 시점은 이때 제시한 '열흘'과는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만, 보름에는 미치지 못한다.
특히 27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공격 여부에 대해 "오늘 추가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며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이와 함께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훌륭한 군대를 갖고 있다. 나는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 쪽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써야만 하다"고 말하면서 '협상 지속'과 '공격 감행' 등 2가지 선택지를 두고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한 28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민들이 폐허가 된 건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수일 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방송채널 12도 이번 공습이 4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는 이번 공습에 대해 대(對)이란 공격의 첫 단계라며 “4일간 계속되는 복합적이고 강력한 공습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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