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정신' 최지은 vs 통합당, '이언주의 남자' 김원성
강인길·이상민, 김원성 전략공천 반발·무소속 출마 강행 움직임
김도읍, 불출마 선언했지만 당원·지지자들의 '재출마' 요구 거세
부산·울산·경남(PK)은 4·15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특히 경남 김해시·양산시와 맞닿아 있는 부산 북·강서구을은 여야 모두에게 총선 승리를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여야 간 치열한 '낙동강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거점에서 어느 당이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주변 지역구는 물론 PK 선거판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前 자유한국당)에선 이언주 의원이 창당을 주도한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의 김원성 최고위원(44)을 단수추천했다. 김 예비후보는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뒤 경찰대를 나와 해양경찰청 정보분석실장, CJ ENM 전략기획국장, 전진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김 후보에게는 통합당 북·강서구을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과 이 지역 현역인 김도읍 의원(재선)의 지지자들을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다.
강인길 전 강서구청장과 이상민 전 부산시의원은 당 재심 결과에 따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통합당 부산 지역 동료 의원들과 북·강서구을 당원, 김 의원의 지지자들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도 총선 출마를 촉구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강서구을 당원과 김 의원의 지지자들은 11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통합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은 북·강서구을의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원성 예비후보는) 수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김 후보의 전략공천은 김 의원의 숭고한 불출마 뜻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지역 연고와 봉사는 고사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한 사람인가"라고 되물으며 "김 의원을 제 자리로 돌려놓고 총선에서 압승을 이끌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북·강서구을의 경우 김 의원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통과에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며 지난해 12월 3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부산 정가를 충격에 빠트렸다. 김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는 등 20대 국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은 물론 지역구 기반도 탄탄했던 만큼,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최지은 예비후보를 내세웠다. 최 후보는 '노무현 정신'으로 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의 의석을 뺏어오겠다는 각오다. 북·강서구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도전장을 내밀었던 곳으로 '친노(친노무현)의 성지'이자 '낙동강 벨트의 중심'인 만큼 민주당에선 꼭 승리해야 할 지역으로 꼽는다.
부산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최 후보는 서강대 경제학 학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국제개발학 석사, 옥스퍼드대 국제개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지난 10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최 후보는 "북·강서구을은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어려 있는 곳"이라며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주의를 넘어 부산경제의 벽을 깨는 '바보 최지은'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에서 일하면서 100여 개 국가를 누비고 다녔고 각국 경제·산업·통상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기획하고 자문하는 일을 해왔다"며 "그 경험을 살려 북·강서구을을 시민이 살기에 풍요로운 글로벌 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영춘 민주당 부산선대위원장과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함께해 최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