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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준택 수협회장 “수산물 제값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 조성할 것”


입력 2020.03.24 20:12 수정 2020.03.24 20:11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취임 1주년, 경제사업 흑자 전환·법 개정 등 어업인 실질소득 향상에 주력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과 해외 수출 공략 채비, 공적자금 상환 “속도 내겠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수협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수협

수협중앙회가 경제사업과 수산물 유통 혁신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어업인들이 받을 수 있는 소득세 면제 혜택을 8000만원까지 확대한 것을 비롯해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방식을 목표기금제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면서 전국 수협조합들이 매년 200억원 가까운 순이익 증가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이는 26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임준택 수협회장의 핵심 공약으로 “어업인도 소비자도 불만인 수산물 유통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의 실천 중의 하나다.


또한 임 회장은 3년 간 끌어왔던 구 노량진수산시장 불법점유 문제도 마무리했다. 폐쇄 후 본격적인 철거단계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향후 개발계획 수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자회사로 분리된 수협은행도 전반적으로 불안했던 경기 여건 속에서도 잠정 2800억원이 넘는 세전이익을 달성하면서 공적자금 상환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임 회장은 수협의 경제사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수산물 유통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 어업인들의 실질적 소득 향상과 생활여건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으로 취임 2년차를 맞아 수산식품연구실과 경영전략실 신설, 노량진수산시장 직출하전담팀 구성 등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어민 목숨 담보로 건진 수산물, 제값 받게 하는 게 수협이 할 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수협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수협

특히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수산물 유통현장을 혁신하기 위해 신규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과 기존 도매거래 체계를 개선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놨다.


개선의 방향은 중간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배제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탄력성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수산물 유통에는 기반시설이 중요한데 전국 200여개 수협 위판장은 어획물이 최초로 거래되는 핵심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수십 년 전에 지어져 열악한 형편에 놓여 있다는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건립하고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거점형 청정위판장(H-FAM) 등에서 바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완성,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FPC와 H-FAM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프라 확보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요구돼 당장 소비자나 어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수협은 기존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해 수산물 유통의 난맥상을 풀어간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도매시장의 핵심 기능인 수집과 분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시장이 돼야 유통상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고비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경매가 확대되고 정가수의매매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시장 운영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연말 역대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사전 예고없이 노량진수산시장 경매 현장을 찾았던 것도 정가수의매매 중심으로 고착화되는 기존 도매거래 체계에 대한 고강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당시 임 회장은 “어민이 목숨을 담보로 건진 수산물이 제 값 받게 하는 게 수협이 해야 할 일”이라며 관계자들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는 후문이다.


임 회장이 가락공판장을 방문해 수산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수협 임 회장이 가락공판장을 방문해 수산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수협

소비자는 산지에서 가격이 하락했다 해도 체감하지 못하면서 수산물 유통과 시장을 불신하고 있고, 생산자인 어업인들은 안 잡히면 물량이 적어 소득이 줄어들고 풍어가 되면 늘어난 공급량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급격히 나타나면서 오히려 수입이 쪼그라드는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수산물 유통의 현실이며 양측의 인내심도 임계치에 이른 상황이다.


임 회장은 시장은 경매를 통해야 투명하게 시세가 결정될 수 있고, 이것이 수산물 유통을 향한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임 회장은 임기 중에 추진할 최우선 과제로도 유통환경 조성을 들었다.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혁신 본격화…수산식품연구실·경영전략실 신설, 노량진수산시장 직출하전담팀 구성


또한 경제사업 활성화의 한 축으로 수산식품 가공과 매출 확대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임 회장은 이 같은 경제사업과 수산물유통 혁신을 위해 전담조직인 경영전략실과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했다.


경영전략실은 노량진수산시장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수협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발전전략 수립을 전담하게 되며, 수산식품연구실은 16명의 전담인원을 배치하고 전문 인력을 추가로 영입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상품과 해외 시장용 수출전략상품 개발을 고도화 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극복 지원 성금 모금행사에 나선 임 회장과 수협 직원들 ⓒ수협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극복 지원 성금 모금행사에 나선 임 회장과 수협 직원들 ⓒ수협

아울러 임 회장은 2028년까지 예정된 공적자금 상환 일정을 앞당겨 보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당초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공적자금을 상환해나가고 있지만 더욱 속도를 내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어업인을 위해 쓸 수 있는 사업구조로 조속히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회장은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나면 수협이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어업인에게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되고 이는 수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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