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사내이사로 선임...6년만의 단독 대표 체제 본격화
스마트폰 부진 탈출에 코로나 변수 극복도 과제로 부상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선임에 이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면서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진 탈출이라는 기존 과제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까지 겹치면서 향후 이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
LG전자는 2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 18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권봉석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권 사장은 이사회에도 합류하게 되면서 리더십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지난해 말 인사로 조성진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이 동반 퇴진하면서 기존 각자대표 체제가 단독대표 체제로 바뀐터라 권 사장의 리더십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단독대표체체는 지난 2014년 이후 6년만이어서 회사의 경영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가 관심사다.
오너가 일원이었던 구본준 전 부회장도 지난 2011년 CEO로 선임된 이후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가 2014년부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도현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2016년에는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 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장(사장), 정 사장(이상 당시 직책) 등 3인의 각자 대표체체로 운영되기도 했다.
이러한 각자대표 체제는 회사의 사업이 TV와 가전, 스마트폰, 전장사업 등 다양한 성격의 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역할 분담을 위해서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권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고 있다. 단독대표 체제는 대표 1인이 회사의 주요 경영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구조여서 CEO의 확실한 리더십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권 사장은 자신의 리더십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지만 결과에 따른 책임도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기존 산적한 과제에 변수까지 발생해 이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가 관심사다.
가장 큰 과제는 LG전자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마트폰의 부진 탈출으로 가장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조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60 씽큐’와 보급형 스마트폰 ‘K 시리즈’를 전략적으로 선보이고 국가별 출시 전략을 달리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초기 수요를 선점해 실적개선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 2015년 TV를 주력으로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에 이어 지난해에는 MC사업본부장까지 맡았던 경험이 있었던 그로서는 CEO로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 사장은 HE사업본부장 당시 올레드 TV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워 사업의 체질을 개선해 현재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 성과가 있다.
지난해 MC사업본부장을 겸직했을때도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제품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CEO로서도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속해 TV에 이어 스마트폰에서도 성공 신화를 써나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4차산업혁명을 맞아 디지털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성장과 변화를 추진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콘텐츠와 서비스와의 연계,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언급하며 성장을 통한 변화, 변화를 통한 성장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지향점에서 비롯됐다. 권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변화를 통한 성장에도 노력해야 한다”며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변수가 커지고 있는 위기 상황도 그가 돌파해야 하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국내에 국한됐던 확산세가 펜데믹(세계적인 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생산 차질뿐만 아니라 수요 침체라는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 연기로 인해 차세대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롤러블 TV' 출시가 영향을 받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 등지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전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TV 수요 견인이 기대됐던 도쿄올림픽이 연기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모두 제품 사용기간 장기화로 인한 수요 정체로 안정적인 성장세 구축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까지 겹치면서 단일대표 체제를 연 권 사장의 리더십이 큰 도전에 직면한 형국”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