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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믿었던 대한항공마저 적자...항공사 '어닝쇼크' 장기화


입력 2020.04.07 05:00 수정 2020.04.06 20:2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지난해 3Q이후 유일하게 흑자 유지했으나 적자 전환 유력

상반기 항공업계 실적 개선 난망...3Q 악영향 최소화 기대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어닝쇼크(예상보다 낮은 실적으로 인한 충격)가 1분기를 넘어 상반기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태가 2분기 내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급감한 항공 수요가 단기간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7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해 온 대한항공마저 올 1분기 적자로 돌아서면서 모든 항공사가 마이너스 경영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대한항공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2조5153억원과 영업손실 24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그동안의 컨센서스(1350억원)에 비해 1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전년동기(매출 3조1389억원·영업이익 1406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19.9% 감소했고 거의 4000억원 가까이 빠지면서 영업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해 온 대한항공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국내 모든 항공사는 마이너스 경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 이슈 발생으로 다른 항공사들이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을때도 대한항공은 유일하게 흑자를 꿋꿋이 지켜왔다. 영업이익 급감은 피할 수 없었지만 3분기(964억원)와 4분기(1263억원) 모두 흑자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적자 전환은 코로나19의 파고가 얼마나 높은 지를 방증한다.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가 결정된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89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전망치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형항공사들보다 실적 구조가 더 열악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당초 300억~400억원 대로 추산됐던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이제 600억원대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1위 LCC업체인 제주항공은 당초 331억원 영업적자(에프앤가이드)가 예상됐었지만 이제는 그 2배인 667억원(대신증권)을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적자규모가 87억원(에프앤가이드)에서 408억원(대신증권)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 폭 전망치가가 커지고 있다.


또 최근 국토교통부 재제가 풀긴 진에어도 영업손실 규모가 631억원(하이투자증권)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잠정 중단하는 셧다운 조치를 취한 이스타항공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수요 회복은 어려운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 대책과 최근 유가 하락세에도 실적 개선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정부는 지난 2월 LCC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등에 총 126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운행중단 노선 운수권 보장, 공항 이용료 감면 확대 등 추가 지원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항공산업이 항공기 리스(대여) 비용과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워낙 커서 수요에 기반한 노선 운항을 통한 탑승객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급감한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도저히 막을수 없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이후 항공수요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지금쯤은 진정 기미를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초창기 아시아에 이어 북미와 유럽, 이제는 남미와 아프리카로도 확산되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제는 여름휴가철을 끼고 있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악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전력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개학일정 지연으로 인한 하계 방학 축소와 해외여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해져 일정부분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이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상반기 회복은 거의 물건너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반기에라도 운항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현재 상황이 3분기까지 지속되면서 최대 성수기가 비수기가 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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