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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불륜드라마 불패①] 욕하고 토론하고…‘부부의 세계’를 향한 열광


입력 2020.04.28 10:31 수정 2020.05.04 13:5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시청률 20% 돌파하며 인기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 '쏠쏠'

'부부의 세계' ⓒJTBC

시청률 25.9%.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이다. 방송 10회만의 성과다.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방송이 끝난 후 인터넷은 난리가 난다. 드라마 속 인물에 이입되어, 불륜남, 불륜녀를 욕하는가 하면, 불륜을 토론 소재로 다룬다. 시청률, 화제성을 동시에 업고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는 JTBC ‘부부의 세계’ 얘기다.


영국 BBC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 믿은 연(緣)이 배신으로 끊어지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부부 지선우(김희애 분)-이태오(박해준 분)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는다.


드라마는 남편의 불륜 행각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지선우의 내면을 파고든다. 이혼 후에도 아내에게 집착하는 이태오를 비롯해 불륜녀 여다경(한소희 분), 지선우의 친구 설명숙(채국희 분), 손제혁(김영민 분)-고예림(박선영 분) 부부, 여병규(이경영 분)-엄효정(김선경 분), 지선우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다루면서 인간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드라마는 극 초반부터 남편의 불륜을 알고 ‘까발리’는 지선우의 행보를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청자를 붙드는 데 성공했다. 자극적이더라도 지선우의 행보가 궁금한 심리가 시청률로 이어진 것이다.


인기에 힘입어 원작인 '닥터 포스터'도 화제가 됐다. '닥터 포스터'는 국내 OTT 업체 웨이브에서 영미 드라마 시청량 1위를 차지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시청 시간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부부의 세계' 스토리 전개가 원작 첫 시즌 분량을 넘어서면서 '닥터 포스터' 시즌2가 시즌1 시청량을 앞질렀다”고 전했다.

'닥터 포스터'는 영국 BBC에서 방영 당시 평균 시청자 수가 1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시즌1은 2015년, 시즌2는 2017년 방영됐는데 한 회당 약 50분씩, 시즌1·2 모두 5회로 구성됐다. 한 회당 약 80분, 16부작으로 제작한 한국판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부부의 세계' ⓒJTBC

모완일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은 여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며 "한국판에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사랑, 결혼, 부부로 얽힌 다양한 관계에 집중하려 한다. 부부를 다룬 다른 작품들이 보여주지 못한 깊은 부분까지 치고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방송된 '부부의 세계'와 원작의 얼개는 비슷하다. 여주인공이 능력 있는 의사라는 점, 남편은 지질하고 무능력하게 표현된 점, 그런 그가 젊은 여성과 불륜 관계를 이어왔고 남편의 불륜을 여주인공만 몰랐다는 설정이 그렇다.


시청자에게 사이다를 안겨 준 여주인공이 남편과 불륜녀의 가족이 있는 식사 자리에서 둘의 관계를 폭로하는 장면, 반대로 고구마를 던진 남편과 불륜녀가 결혼해 다시 돌아오는 모습도 비슷하다.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단 말도 '부부의 세계'엔 안 통한다. 원작보다 더 빠르고,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속도가 있게 그려졌고, 매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든다. ‘부부의 세계’가 완성도 면이나 심리 묘사에서 더 탁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태오-한다경 부부의 귀환으로 '부부의 세계'는 2막에 들어섰다. 잔잔했던 지선우의 삶에는 다시 파동이 일기 시작했고, 지선우는 이태오의 사주를 받은 괴한의 습격까지 받는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심리 치료를 받고, 아빠 품을 그리워한다.


2막에선 아들의 역할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선 아들이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고민하다 둘 다 떠난다. 향후 전개는 예측불가다. 믿었던 ‘썸남’ 신경전문의 김윤기(이무생 분)마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하면서 지선우는 누구도 믿지 못할 처지다. 가장 큰 관심사인 결말이 원작의 씁쓸한 엔딩을 따를지 주목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부부의 세계’는 장면 표현이 직접적이고 도발적”이라며 “불륜 장면을 첫 회에 집어넣을 만큼 전개 속도도 빨라서 결말을 궁금하게끔 한다. 불륜을 소재로 한 인간의 복합적인 심리를 다룬 부분에도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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