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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기부금 사용내역 공개 요구에 "어느 NGO가 낱낱이 공개하나"


입력 2020.05.11 15:04 수정 2020.05.11 15:25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일반기부수입 중 피해자지원사업비 40% 집행 주장

"할머니 섭섭함 받아들여…방해·분열세력은 반성하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에서 기부금수입과 피해자지원사업비, 사업별지출내역 등과 관련해 현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에서 기부금수입과 피해자지원사업비, 사업별지출내역 등과 관련해 현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하 정의연)는 11일 "지난 30년간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일궈낸 세계사적 인권 운동사를 이런 식으로 훼손하느냐"며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 2층 다목적홀 한터에서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등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회견에 앞서 "지난 30년간 이 운동을 같이 해오며 가족같이 지내셨던 할머님의 서운함, 불안감,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할머니께 원치 않은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번번이 걸림돌이 됐던 방해 세력과 같이 동조해 이 문제를 폄훼하고 훼손하고 심지어 활동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상처 입힌 여러분들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지난 30년간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일궈낸 세계사적 인권 운동사를 이런 식으로 훼손할 수 있을까"라며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때 용감한 피해자와 헌신적인 활동가·연구자들이 이 운동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여러분이 그 역사를 알고 있는지 솔직히 의구심이 들었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에서 기부금수입과 피해자지원사업비, 사업별지출내역 등과 관련해 열린 현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에서 기부금수입과 피해자지원사업비, 사업별지출내역 등과 관련해 열린 현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이 성금·기금을 받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 '성금을 어디에 쓰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나아가 30년 동안 진행된 수요집회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자신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 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다"라며 "피해자들과 함께 보편적 인권 문제로서 전시 성폭력의 개념을 세우고 확산시켜온 세계적인 여성 인권운동단체"라고 밝혔다.


자신들의 사업이 피해자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사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기 위한 홍보활동, 국내외 연대활동, 추모사업, 정부·국회 대응 및 입법 활동까지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이나영 이사장은 "만약 정의연이 위안부 생활 안정만을 위한 지원단체였다면 1990년대 초반 피해자 지원법이 만들어졌을 때 해산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지난 3년간 사용처가 지정된 목적사업기금을 제외한 일반기부수입(22억1900만원)의 40%(9억1100만원)를 피해자지원 사업비로 집행했다. 나머지 금액은 할머니에게 직접 지급되지 않고 건강치료 지원, 외출활동 등 정서적 안정지원과 비정기적 생활물품 지원 등 다른 방식으로 쓰였다는 것이 정의연의 설명이다.


정의연은 "무엇보다 예산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 친밀감을 형성하고 가족 같은 관계를 맺으며 할머니들을 위로해 왔다"며 "공시에 나와 있는 피해자 지원사업의 예산만으로 우리의 지원사업을 전부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수요집회 관련 기부금 사용과 관련해선 지난해 기준 수요집회를 통해 기부를 받은 금액이 460만원 수준이라며, 수요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사용한 금액은 1억1000만원이 넘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의연은 세부내역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세상 어느 NGO가 활동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며 "기업들에게는 왜 요구하지 않는 건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부했다.


또 회계내용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9' '9999'등 임의의 숫자로 기재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경희 사무총장은 "실무적으로 미진했다"라며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사과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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