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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제사회 '선의'를 제재완화 '기회'로 노리나…미국 "용납 못해"


입력 2020.05.21 13:21 수정 2020.05.21 13:2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제재는 인도적 지원과 별개"

北. 韓美 인도적 지원 제안 거절

방역 지원 물품이 군용기에 실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 뉴시스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북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사를 거듭 밝혀온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 사회 '선의'를 제재 완화 '기회'로 악용하려 들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각) "미국 국가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이들이 코로나 비상사태를 악용해 제재 완화라는 오래된 목표 달성에 나선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선을 그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미국의 제재 프로그램은 인도주의 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 서면 제출한 입장문에서 "일방적인 경제·금융·무역 제한,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을 부정하는 반인도적 제재, 지원과 관련한 모든 종류의 차별과 정치화를 끝낼 것"을 주장했다. 북미대화 교착 이후 자력갱생 노선을 견지해나가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제재 완화 주장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또 "코로나19 재앙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며 "WHO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WHO와 한 회원국에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구체적 국가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미국이 연일 제기하고 있는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정상간 친서 교환 등을 통해 '중러 밀착'을 꾀하려는 모습이 감지된 상황에서 또 한 번 '중국 편들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대북 제재는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하거나 미국‧미국의 동맹국‧파트너‧ 민간인을 위협할 수 있는 나쁜 행위자들(bad actors)의 능력을 제약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제재와 인도적 지원을 투 트랙으로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 원조 및 보건 기구의 지원 승인을 신속히 촉진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제재 면제 절차가 24시간 만에 이뤄진 사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지원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지만 북한은 정부 차원의 지원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 청정국'을 대내외에 선전하고 있는 북한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수용할 경우 자국 내 발병을 시인하는 제스쳐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기존 제재 틀 안에서의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거듭 피력해왔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사실도 공개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 역시 "기본적으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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