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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선보상' 독려하는 금융당국…금융권 "선례 부담" 동상이몽

  • [데일리안] 입력 2020.05.29 06:00
  • 수정 2020.05.29 13:52
  •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보상안 적극 검토했다가 "시장질서 저해" 우려 커져

금융사, 당국 압박과 시장원칙 사이에서 '갈팡질팡'

여의도 금융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여의도 금융가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금융사들이 불완전 판매 논란중인 라임펀드 등의 펀드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액의 일정 부분을 자발적으로 보상하는 이른바 '선(先)보상 카드'를 매만지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라임펀드 손실 보상안에 대해 정부 압박에 따른 경영리스크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선보상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법리적 검토 등 향후 파장을 계산한 결과, 피해보상 '선례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뜻 보상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금융사들이 펀드 투자자에게 보상액 지급을 결정하려면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데, 일부 금융사는 아예 해당 안건을 의제로 올리지 않거나 이사회 일정을 연기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로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일종의 눈치싸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펀드사태 선보상 문제는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다. 현재까지 라임펀드를 판매한 7곳의 은행 중 이사회의 결정으로 최종 보상금 지급 결정을 내린 곳은 한곳도 없다.


당초 28일 열릴 예정인 기업은행 이사회도 다음달로 연기됐다. 기업은행 이사회에선 디스커버리·라임 펀드에 대한 보상 안건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었다.


무엇보다 금융사들은 선보상 결정이 '나쁜 선례'로 자리잡히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한번 선보상 해주기 시작하면 다른 상품의 투자자들 항의가 이어지는 등 향후 시장 혼선이 우려된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현행 자본시장법 55조는 투자자 손실에 대해 사전에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 사후에 보전해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이 자본시장법상 판매사가 위법 가능성이 불명확한 경우 사적화해 수단으로 손실을 보장하는 행위는 증권투자의 자기책임투자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금융사들은 "나중에 가면 또 어떻게 말이 바뀔지 모른다", "그래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키코 사태의 경우, 은행권은 배임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키코 배상안을 대부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위가 나서서 '은행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경우 은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려줬지만, 은행들은 아직도 배상문제 결정에 머뭇거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일 뿐, 은행들이 우려하는 배임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당국의 권고대로 배상안을 받아들였다가 주주들로부터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면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일련의 펀드사태에 대한 보상카드를 아예 접은 것은 아니다. 우리·신한·하나·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 등 라임펀드를 판매한 주요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액의 30%를 선보상하고, 펀드 평가액의 75%를 가지급하는 선제적 보상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금융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큰 금융사가 먼저 결정하고 나서면 따라가는 분위기가 이번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한 곳에서 보상을 시작하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면 금융사가 책임을 져야겠지만, 지금처럼 결론도 나오기 전에 모든 책임을 금융사에게 떠넘기는 분위기는 누군가 '아니다'고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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