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에 대해 짧고 굵게 일침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도 노련하게 위트 있게 할 말 해
V리그로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은 역시 월드 클래스다웠다.
김연경은 1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서 열린 복귀 기자회견장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여일 단장과 박미희 감독으로부터 등번호 ‘10’의 새 유니폼과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기자회견 내내 미소를 잃지 않은 김연경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도 재치 있게 할 말은 했다.
V리그가 참고할 만한 해외리그 사례를 꼽아달라는 기자들 질문에 김연경은 “난감한 질문들이 많다. 바로 생각나는 것은 외국인 선수 제도 수정이다. 현재 트라이아웃 제도인데 이것을 FA 계약 제도로 바꾸면...”이라며 웃었다.
이어 “죄송합니다. KOVO(한국배구연맹) 관계자 분들(웃음). 그렇게 제도를 바꾼다면 우수한 선수들이 한국에 들어와 같이 뛴다면 배구 수준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치 있게 할 말을 했다.
신인상-정규리그 MVP,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V리그 무대를 평정한 김연경은 2009년 일본 JT마블러스에서 해외 리그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터키 페네르바체(2011∼2017년), 중국 상하이(2017∼2018년), 엑자시바시(2018∼2020년)에서 활약했다.
이처럼 유럽과 중국에서 11년 가까이 활약하며 터키 리그 MVP, 유럽 챔피언스리그 득점왕-MVP, 올림픽 득점왕과 MVP까지 차지한 월드클래스의 조언은 짧지만 묵직하게 다가왔다. 한국 배구의 올림픽 메달과 발전을 바라고, 연봉까지 깎으며 후배들을 지키는 김연경의 조언이라 더욱 와 닿았다.
이에 앞서 한국 프로배구에 대해 "여건이 좋아졌다. 배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 11년 전과 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호평도 빼놓지 않았다.
높은 타점과 힘이 넘치는 스파이크 뒤 코트를 호령하는 목소리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김연경은 이제 코트 밖에서도 노련하게 할 말을 하며 화두를 던진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이 한국 배구에서 일으킬 긍정의 변화가 어떻게 어디까지 미칠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