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감독당국에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 신고…3년 만에 부수업무 재개
신한, 정관에 투자일임·본인확인업 등 추가…리스금융·금 투자 등 '새 시도' 봇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 등 한계로 소극적이던 부수업무 신고에 나서는가 하면 투자일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등을 영위사업 범위에 추가하거나 리스금융에 주력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카드, 금감원에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 신고…3년 만에 부수업무 재개
12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오는 7월 1일부터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활용한 ’타금융사 실명확인 대행업무‘를 개시하겠다며 부수업무 신고에 나섰다. 카드업계가 부수업무 신고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11월 KB국민카드 해외송금업무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삼성카드가 도전장을 내민 ‘비대면 실명확인 대행 서비스’는 삼성카드 회원이 타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삼성카드 앱을 통해 실명확인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대면 금융거래에 필요한 신분증 진위 확인이나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미 토스나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등 여타 금융회사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카드사 가운데서는 첫 시도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카드를 발급하는 '디지털 원스톱 카드 발급 체계' 운영 체계를 발판으로 이번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역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들어 비대면 계좌 발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금융사 간 제휴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금융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이번 ‘부수업무’를 통해 단순 고객 편의성 증대 뿐 아니라 플랫폼 범용성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부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재돼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업 내용과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면서도 “향후 제휴사 확보 등을 통해 서비스 도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 정관 상 투자일임·본인확인업 등 추가…리스금융·금 투자 등 '새 시도' 봇물
여타 카드사들 역시 기존 사업영역의 틀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제1차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투자일임업, 금융상품자문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채권추심업, 본인확인업,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업 등을 영위사업에 추가하는 정관개정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놓은 것이다.
여기에 KB국민카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애플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스 금융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회원뿐 아니라 비회원도 이용 가능하며, 해당 상품을 구입 후 리스 계약을 맺으면 매달 그 사용료를 상환하면 된다. 소비자는 전자기기를 사용한 후 인수하거나(인수형) 반납 조건(반납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BC카드는 자사의 간편 결제 애플리케이션 페이북에 금을 매매할 수 있는 ‘KRX금 간편투자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다양한 신산업 진출 시도는 본업인 카드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가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는 상태지만 결제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생존을 위한 수익 다각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 ICT 등 다양한 주자들이 결제시장에 진입하면서 카드사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다각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만큼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