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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뒤늦은 사과, 야구로 보답한다 말할까


입력 2020.06.17 08:26 수정 2020.06.17 08:4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오는 23일 서울 상암동에서 귀국 후 첫 기자회견

성난 팬들의 마음 달래줄 진심 어린 사과 나설 듯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드디어 직접 입을 연다.


강정호의 에이전시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 에이전시는 16일 "강정호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다"라고 알렸다.


지난 5일 귀국한 강정호는 코로나19로 인해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다. 입국 당시 굳게 입을 다물었던 강정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식으로 야구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술이 야구 인생을 망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강정호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몸담았던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렀고, 조사 과정에서 KBO리그 시절에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실까지 드러났다.


결국 ‘삼진 아웃’이 된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로 인해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후 2018년 어렵게 팀에 합류했지만 확 떨어진 경기 감각은 되살아나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65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169로 부진하며 방출 수순을 밟았다. 결국 갈 곳이 없어진 강정호는 마지막 선택지인 KBO리그 복귀를 추진했다.


강정호는 KBO에 상벌위원회 개최를 요청했고 솜방망이 징계인 1년 유기 실격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는 보류권을 지닌 키움과의 계약에만 골인한다면 1년 뒤 국내 무대에 설 수 있다.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하지만 강정호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특히 음주 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라 팬들은 세 차례나 단속에 적발된 선수가 멀쩡히 자신의 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부분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순간부터 복귀를 추진하는 과정까지, 강정호는 뒤로 숨기에만 급급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2016년 사고 직후 사과문을 발표했고 2018년에는 피츠버그에 복귀하게 된 소감, 그리고 이번 KBO 징계 후 기다렸다는 듯이 인쇄된 용지에 자필 사인이 담긴 사과문을 냈다. 무엇보다 두 차례 사과문 모두 소속사를 통해서만 발표됐고, 직접 사과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국 23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정식으로 ‘첫’ 사과를 하게 될 강정호다. 다만 싸늘해진 여론의 시선 속에 그가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말은 그리 많지 않다. 팬들은 그의 사과가 너무 늦었다 판단하고 있다.


행여 음주 사고 직후 내뱉었던 “야구로 보답하겠다”라는 말을 다시 했다가는 가뜩이나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 야구로의 보답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일주일 뒤 심드렁한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지 사과 기자회견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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