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기자회견 통해 KBO리그 복귀 선처 호소
싸늘해진 여론에 키움도 부담, 심사숙고해 결정 내릴 듯
강정호는 사실상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제 칼자루는 다시 키움 히어로즈에 쥐어졌다.
강정호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메이저리거 신분이던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결국 '삼진 아웃제'가 적용됐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에 실패한 강정호는 최근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게 되면서 또 한 번 팬들의 질타를 받게 됐다.
KBO 상벌위원회는 강정호에게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사실상의 ‘솜방망이 처벌’이다.
원 소속팀 키움이 손을 내밀면 강정호는 바로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
키움도 난처한 상황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강정호를 품게 된다면 큰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구단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전력 보강을 생각한다면 강정호는 버리기에 아까운 카드이기도 하다.
이에 키움은 여론을 좀 더 살핀 뒤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강정호가 먼저 사과에 나섰다. 과거 음주 파문에도 소속사를 통해서만 사과 입장 표명을 했던 그는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서 고개를 숙였다.
연봉 전액 기부와 유소년 봉사 활동 의지를 피력하며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팬들의 선처를 호소하면서도 구단의 어떤 추가 징계도 달게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로서는 강정호와 키움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강정호는 “김치현 단장과 한 번 통화했다. 나의 심정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미안하다 말씀 드렸고, 그 외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KBO 징계 외에 키움의 추가 징계에 대해서도 “어떤 징계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강정호는 키움 복귀와 관련해 “예전 정으로 받아 달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러면 정말 양심이 없는 것”이라며 “들어가서 젊은 선수들이나 팬 분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앞으로 키움이 좋은 팀이 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려한다”고 말했다.
또 설사 선택을 받지 못한다 해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의 모든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많은 질타와 비난을 감수하려 한다. 그러면서 성숙해지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노력과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팬들께서도 지켜봐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과에도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강정호로서는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했다. 이제 키움의 결단만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