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 323.02대1…2014년 제일모직 기록 30조·194.9대 1 제쳐
코스피200 조기진입 가능성과 주식시장 신규투자자 몰려 역대급 호황
SK바이오팜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답게 공모주 청약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면서 31조원을 끌어 모았다. 청약 경쟁률도 323대1에 달했다. 기존 기록인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의 194.9대1을 상회한 역대 최대치다.
24일 SK바이오팜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총 30조9889억원 규모의 공모 청약증거금이 입금됐다. 총 청약건수는 23만838건이고, 청약 주식수는 12억6483만3070주다. 청약경쟁률은 323.02대1로 집계됐다. 청약을 마친 SK바이오팜은 26일 배정결과를 발표한 뒤, 다음 달 2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다.
각 사별 청약경쟁률은 NH투자증권(325.2대1), 한투증권(351.1대1), 하나금융투자(323.3대1), SK증권(254.5대1) 등 순이었다.
앞서 지난 17~18일 동안 진행된 SK바이오팜의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835.6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SK바이오팜은 희망 범위 최상단인 4만9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SK바이오팜은 청약 공모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우선 지난 2014년 12월 194.9대 1이던 제일모직의 청약 경쟁률 최대치를 경신했다. 11억만2057만3920주던 최대 모집 주식 수와 30조649억원이던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도 갈아치웠다.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첫날인 지난 23일 SK바이오팜은 61.93대 1의 청약 경쟁률과 5조9412억원의 청약증거금을 기록했다. 마지막 날인 이날 하루 동안 25조원 가량의 증거금이 쏠린 것이다.
이처럼 SK바이오팜 공모주가 인기를 끈 이유는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예측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주식열풍으로 달아오른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면증과 뇌전증 치료제 2종을 승인받았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이 신약개발, 허가, 판매 모든 밸류 체인을 보유한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 가능하다고 점치고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반의 적은 유통물량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SK바이오팜의 코스피200 지수 조기편입은 무난할 것"이라며 "코스피200 지수 추종자금을 60조원으로 가정하면 SK바이오팜에 유입되는 코스피200 추종 패시브 자금은 900억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기술력과 성장성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쏠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만큼 SK바이오팜을 필두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그룹 이외에 계열사까지 주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는 최소 6조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공모가액밴드 기준 기업가치는 2조8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SK바이오팜 수급 효과가 지주사 SK에게 전이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투자심리는 계속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