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에 4기 미니신도시까지 더해지면 ‘베드타운’ 가속화 우려
고양시 지역구 의원들 “사실무근…개발 반대 의지 국토부에 전했다”
“3기 신도시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일산이 만만한가. 추가 공급 얘기만 나오면 고양시부터 언급하는 것인가. 밤낮 없이 국회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일산 시민들이 더 이상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가 공급을 ‘발굴’하라는 특별지시에 미니신도시급의 4기 신도시 개발설이 고개를 들자, 일산 주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4기 신도시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지들 중 고양 원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가 공급을 위해 고양시 원흥동, 광명시 광명동, 시흥시 과림동, 김포시 고촌읍, 하남시 감북동‧감일동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4기 신도시 추진 등 관련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산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에 고양창릉이 포함되면서 일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현재도 교통 인프라와 기업 유치 등의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데, 인근에 신도시가 개발될 경우 ‘베드타운’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3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추가 공급 얘기가 나오자마자 고양시 원흥동이 거론되자 일산 주민들이 발끈한 것이다.
일산연합회는 4기 신도시마저 당할 수 없다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며 항의에 나섰다.
한 일산 주민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총선 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더니, 선거 끝나자마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일산 서구와 동구는 지난해 11월 킨텍스 지구 등을 제외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이번 6‧17대책에서 고양시 전역이 다시 규제 지역으로 재지정 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용우 의원(고양정)과 홍정민 의원(고양병)은 이날 일산 주민들의 반발에 대한 공동 입장문까지 내놨다.
이에 따르면 “고양시는 1기 신도시 이후 도시 노후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3기 창릉 신도시 추진에 덧붙여 4기 미니신도시를 고려한다는 것은 도시개발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은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뜻을) 국토부에 전달하고 부동산 정책에 반영해 실효성 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며 “국토부도 이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추가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몇 년 이내에 서울 도심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서울시의 35층 층수 규제 또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그린벨트 해제 등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3기 신도시처럼 수도권 외곽을 개발해 공급하는 방안은 시간적으로도 너무 오래 걸리고, 위치적으로도 수요자들이 원하는 물량이 아니다”며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