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위한 실탄 충분…현금성자산 3000억 확보
부채비율·유동성 모두 양호…“자금조달 문제없어”
도심 지역 영업 시너지…유료방송 1위 자리 굳건
이동통신3사가 현대HCN 본입찰에 모두 뛰어든 가운데 그룹 지원 없이 단독으로 참여한 KT스카이라이프의 자금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규모 면에선 경쟁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밀린다는 평가지만 현금성자산은 물론 재무건전성까지 고루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성공해 KT의 유료방송시장 입지를 더욱 굳건히 만들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과 유동금융자산은 각각 841억원, 2456억원으로 총 3297억원에 달한다. 유동금융자산은 1년 내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현재 매물로 나온 현대HCN에 대해 인수 후보군들은 4000억~5000억원대를 적정 가격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6000억원 안팎의 매각 가격을 상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선 추가적으로 3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KT스카이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을 봤을 때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 20.6%, 유동비율은 382.6%를 유지 중이다. 신용등급 또한 AA-로 좋은 편이어서 그룹 차원의 수혈 없이도 충분히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KT스카이라이프의 경쟁력이 상당하다 보니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KT 그룹 내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유료 방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는 물론 기존 IPTV 영업과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가 현대HCN(점유율 4.1%)을 인수하면 점유율 35.41%로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실제 구현모 KT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추진에 대해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스카이라이프가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부채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와 관련해서는 “(유료방송은) 도심 영업이 어려운데 HCN은 도심에 있다”며 “그런 영업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오는 24일로 정해졌다. 이후 본실사 기회를 제공하고 가격 협상을 거쳐 매각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 1분기 이내에는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