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참여율 16.8%가 압도적 찬성?"
"밀어붙이면 당 지도부 불신 초래" 우려
"상당수 최고위원 우려 표했으나 그냥 통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언주의원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의원·권리당원의 표의 비중을 동일하게 하는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하자, 당내 지도부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졸속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전향적으로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원의 의사를 묻고 이를 당의 정강정책에 적극 반영하려는 당원 주권주의 원칙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찬성한다"면서도 "폭넓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부 당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자칫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19~20일 1인 1표제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전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투표 참여율은 16.81%(164만5061명 중 27만6589)였고, 1인 1표제 찬성률은 86.81%로 집계됐다.
이 최고위원은 "만약 중요한 투표였다면 당헌당규상 정족수인 권리당원 100분의 30에 미달해 투표가 불성립했을 것"이라며 "164만여 명 중 16.81%에 불과한 24만여명이 찬성한 결과를 두고 '압도적 찬성'이라며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당수 최고위원이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좀 더 숙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그러나) 비공개회의에 몇몇 최고위원이 상임위 참석 등 미리 정해진 일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그냥 통과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와 사무총장 등 이번 당헌당규 개정을 신속히 처리하자는 입장을 가진 분들이 당원 주권주의의 참 의미를 다시 한번 숙고하고 이번 사안을 전향적으로 재검토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실제 일부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정 대표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1인 1표제 등을 추진하는 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당대표직 연임을 위해 사전 밑작업을 하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가 당원의 손으로 완성되는 순간과 과정을 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으나, 90% 가까운 당원의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당무위원회에서 당규를, 28일 중앙위원회에서 당헌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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