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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밀어올린 증권주, 하반기도 잘 버틸까


입력 2020.07.21 05:00 수정 2020.07.20 16:5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KRX증권지수 지난달 이후 12% 상승...2분기 실적·세제개편 보완 기대

2분기 거래대금 전분기 대비 46%↑...“해외주식 성장에 주목할 시점”

증권주의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면서 하반기에도 반등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증권주가 올해 2분기 실적 선방과 금융세재 개편 보완 기대감에 탄력을 받은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로 증권사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한편, 세제 선진화 추진이 미치는 영향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거래대금 측면에서 증권주를 매수하는 전략보다는 향후 성장성에 기반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증권지수는 556.53을 기록하며 지난달 29일 497.47에서 약 12% 상승했다. 증권사들 주가는 지난달 25일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이 발표되면서 대거 하락세를 탔다. 당시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0.25%에서 0.15%로 점진적으로 낮추는 대신, 2000만원 이상의 양도 차익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를 신설하는 안을 내놓은 영향이다. 이는 신규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우려로 이어졌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 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주식 거래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문 대통령이 세제 개편안을 사실상 보완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17일 주요 증권사들 주가는 최대 9%대 상승 마감했다. 세제 개편안은 보완을 거쳐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를 받쳐주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2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약 2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대비 45.5%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주식 회전율도 코스피에서 195%, 코스닥에서 930%로 2000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고객 예탁금은 46조2000억원, 신용잔고는 12조50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7.2%, 93.6% 증가했다.


2분기 증권사들의 커버리지(기업가치 추정)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등 5곳의 2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이 99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26% 급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증권 연구원은 “증권은 2분기 컨센서스 증익 폭이 가장 큰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 사모펀드 관련 손실 반영은 아직 제한적인 점, 2018년 상반기 거래대금 기록 갱신(일평균 13조5000원)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배였는데 현재 0.6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백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이슈도 증권사 실적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증권업에 부담스러운 요인인 것은 맞지만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영향은 단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장기적으로도 거래대금과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펀더멘털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증시 거래대금은 국내외 경기 전망이나 시중 유동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며 “세제 등 주식거래 관련 제도 변화의 영향은 단기 미시적 요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인 증시 충격이 가능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올라가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으로의 퇴로도 막혀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유동성에 따른 수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거래대금 측면에서만 증권주를 매수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설파하지만 유동성이 꼭 주식시장에 머무르란 법은 없다”며 “단순히 거래대금만으로 증권주를 매수하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주식의 브로커리지 마진은 5bp(1bp=0.01%포인트)도 되지 않는 반면, 해외주식의 마진은 20bp이상으로 4배나 높다. 세제 선진화 역시 해외주식 거래 선호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주식에도 2000만원 초과 수익에 대한 양도세율이 20~25%로 책정, 해외주식 투자수익에 대한 양도세율(22%)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박 연구원은 “물론 코로나 영향도 간과할 순 없지만 해외주식의 성장은 어차피 흐름”이라며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데, 그 중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가 미래에셋대우로 3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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