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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이낙연 vs '추격' 김부겸…盧·文 고향 PK서 신경전 최고조


입력 2020.08.02 00:30 수정 2020.08.02 06:44        데일리안 =부산/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

종로 국회의원 이낙연, 낙선자 김부겸 겨냥해

"모든 일, 국회를 무대로 벌어져…제가 적합해"

金 "대선후보, 당대표 되는 것 다시 생각해봐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부겸,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가 1일 부산·울산·경남(PK)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가운데 '대세론'에 올라탄 이 후보와 추격하고 있는 김 후보 간 신경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원내' 인사인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원외'인 상황을 부각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이번 4·15 총선 때 서울 종로에서 당선 깃발을 꽂았지만, 김 후보는 대수 수성갑에서 낙선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 후보가 2022년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 임기를 7개월 밖에 채울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며 '판 엎기'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기국회) 넉 달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판나는 넉 달이고, 민주당이 거대 여당으로 안착하며 국민의 신뢰를 찾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판나는 넉 달"이라며 "넉 달 동안 우리는 코로나19 퇴치와 국난 극복, 민생안전, 경제회복, 지역균형발전 등 모든 안건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국회를 무대로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선 각종 민생·개혁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원외 당 대표'보다는 '원내 당 대표'가 적임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기국회) 넉 달 동안 우리는 코로나19 퇴치와 국난 극복, 민생안전, 경제회복, 지역균형발전 등 모든 안건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국회를 무대로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원외 인사인 김부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후보는 4·15 총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점을 부각하며 유능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총선 때 저는 지도부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 종로구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선대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전국을 가장 많이 누볐고 선거 압승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총선) 압승의 진정한 요인은 당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에 있었음을 다 알 것"이라며 총선 승리의 공을 문재인 정부에게 돌렸다.


이 후보는 PK의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동북아 해양도시의 꿈, 해양수도의 꿈,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출발을 정부 안에서 도왔던 제가 이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국회에서 돕고자 (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며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임기 2년 동안에 치러질 4차례 선거에서 민주당을 확실히 승리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친 김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의 위기를 말한다. 그 위기의 최정점에는 내년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있다"며 "태풍이 오는 가운데 선장이 자리를 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이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된 뒤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3월 9일 이전에 중도 사퇴해야 하는데, 이 지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면 어떤 여론의 지탄과 화살 속에서도 재보궐 선거 후보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국민들께 무릎을 꿇고 빌 것은 대신 빌어서 그분들이 당당하게 본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 임기 2년 동안에 치러질 4차례 선거에서 민주당을 확실히 승리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지역주의 타파'라는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임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게는 아주 오랜 꿈이 있다. 전국에서 골고루 사랑받는 민주당을 만드는 꿈"이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꿈이기도 했다. 저 역시 저의 정치적 숙명처럼 그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활동을 함께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신공항 건설 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남권 관문공항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고 했다.


박주민 후보는 "부산은 두 분의 대통령을 배출한 우리에게 심장 같은 곳"이라고 지칭하며 "능동적이고 활력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당대표 후보와 김종민, 이원욱, 노웅래, 소병훈, 한병도, 양향자, 염태영, 신동근 최고위원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동근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양향자·한병도·소병훈·노웅래·이원욱·김종민 의원(이상 기호순) 등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도 각자 출마 정견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달 22일까지 전국을 돌며 시·도당 대의원대회와 합동연설회를 연 뒤 29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국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당원 여론조사 5%를 반영하기로 규칙을 정했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에선 '정권 재창출'을 말하려다 '정권 교체'라고 발언하는 웃지못할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원욱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권 교체'를 세 차례나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바로 '정권 교체'에 있다", "'정권 교체'를 이뤄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울산 합동연설회에서도 "1등을 만들어 주신다면 정권교체"라고 했다가 곧바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일하는 이원욱이 되겠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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