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간 100억원의 보험료 추가 유입 효과를 얻었다고 3일 밝혔다. 한화생명은 2017년 5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입한도 확대를 시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1년 이후 가입된 신계약 70만건을 고객의 성별, 연령, 체질량지수, 음주·흡연 여부, 보험료 연체정보, 모집 재무설계사(FP) 속성 등 약 120개의 항목을 반영해 8400만건의 사례를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한화생명은 이를 토대로 고객별 위험도를 예측하는 언더라이팅 통합 스코어링 시스템인 HUSS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보장성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 중 사고·질병 발생 위험도가 낮은 고객군을 선별해 가입 가능한 보장금액 한도를 자동으로 확대해 적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기존 보험사들은 고객 수요가 높은 입원, 수술, 암진단과 같은 보장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보험사별로 가입할 수 있는 최대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모델을 활용해 우량고객에게 그 한도를 확대한 것이다.
영업현장의 2만여명의 FP가 고객 관련 정보를 반영해 보험을 설계하면, 기존의 담보한도와 함께 빅데이터로 분석된 스코어가 산출돼 기존 가입가능 금액보다 확대된 보장금액을 안내한다. 보험 가입 시 보장에 대한 요구가 있는 고객은 확대된 가입한도로 신계약을 진행한다.
한화생명은 이를 현재 재해사망, 일반사망, 재해입원, 질병입원, 수술, 암진단, 성인병진단 등 총 7개 담보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고객 개개인별로 산출되는 스코어에 따라 1.5배에서 최대 2배까지 한도가 확대 적용된다. 가령 암진단보험금의 경우 최대 한도는 2억원이지만,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통해 스코어가 상위 30%일 경우 최대 3억까지 암진단 보험금 가입이 가능하다.
그 결과 한화생명은 관련 제도 도입 후 3년 만에 약 300억원의 보장성 보험료가 추가로 유입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연간 100억원 수준이다. 한도 확대 신계약 건수는 2만2460건으로 연평균 7200명 이상의 고객들이 한도 확대라는 혜택을 받았다.
빅데이터 모델 분석을 통해 추가 가입한 우량고객은 손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 보험 본연의 이익인 사차손익률이 일반고객 대비 16.5%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차손익은 보험료 산정 당시 예측했던 보험금지급 보다 실제 지급보험금이 적어 발생하는 이익으로, 사차손익률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위험관리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사차손익률이 16.5%p 높다는 것은, 위험보험료가 동일하게 1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일반고객 대비 빅데이터를 통한 우량고객이 16억5000만원 가량 이익기여도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 평가 분석을 통해 위험은 낮춤과 동시에 수익은 끌어올렸다. 한화생명은 향후 고도화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의 7개 담보 외 더 세분화된 담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 암진단 담보의 경우 고객의 조기 진단 가능성 지표를 추가 반영하는 등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들에게 한도 확대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전환에서 뒤쳐지면 미래를 선점할 수 없다고 판단, 급변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경영에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경영의 일환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2014년 10월 빅데이터TF팀을 신설한 바 있다. TF설립 당시 7명에 불과했던 조직은 현재 30여명이 근무하는 빅데이터전략팀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지난 5월 디지털 중심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에 기반 한 고객분석과 디지털 기반 고객관리를 위해 사업본부격인 빅데이터실도 신설해 디지털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언더라이팅팀(신계약심사), 보험심사팀(보험금지급심사), 고객서비스팀, 빅데이터전략팀 등이 속해 있으며, 같은 사업본부에서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한편, 현재 빅데이터실은 현업 부서와 협업을 통해, 보험 본연의 다양한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으며, 우량고객 보험계약 가입한도 확대 외에도 조기 보험금 지급 예측, 민원 예측 시스템 등을 개발해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