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초국적화지수 평균 11%…국민 경우 3%대로 한 자릿수
60~75% 달하는 글로벌은행 비해 턱없이 부족…“역량 집중" 절실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화 수준을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TNI)가 10%를 겨우 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 확대에 꾸준히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작년 말 평균 TNI는 11.58%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전(11.0%) 대비 0.58%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친 수준이다.
TNI는 은행 총자산 중 해외영업자산, 총수익 중 해외수익, 총 인원 중 해외점포인원 등의 비율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지수로 국제화 수준을 나타낸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HSBC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의 TNI가 60~7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은행들은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높다. 2019년 6월 13.67%였던 신한은행의 TNI는 그 해 12월 15.0%로 1.33%포인트 높아졌다.
하나은행도 이 기간 14.0%에서 14.67%로 0.67%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 역시 14.0%에서 14.67%로 0.67%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말 TNI가 3.33%로 6개월 전과 큰 변화가 없었고 타 경쟁은행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TNI 평가 항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신한은행의 해외 자산 비중이 작년 말 9.70%로 이들 은행 가운데 최고였다. 나머지 은행들은 우리은행(9.20%), 하나은행(9.19%), KB국민은행(2.99%) 등이 순이었다.
해외 수익 비중 측면에서도 신한은행의 국제화 수준이 제일 높았다. 신한은행의 해외수익비율은 작년 말 8.67%였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6.89%, 6.21%를 각각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1.80%에 그쳤다.
해외 인원 비중 면에서는 우리은행이 29.31%로 가장 글로벌화가 많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각 25.81%, 24.42%를 나타냈고 KB국민은행은 4.96%로 한 자릿수 대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들에 비해 해외 네트워크가 적다보니 관련 지수가 낮게 나온 것”이라며 “지난 4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올 6월 말 기준 현재 해외 10개국에서 39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0개국 156개, 24개국 194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각각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동남아시아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26개국 453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 영업경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은행들의 글로벌 진출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전략을 축소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은행업 예비인가 취득을 통해 향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포함한 주택청약 프로세스, 모기지대출, 기업금융·인프라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경영권 지분 확보 거래를 이달 마무리 해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노하우 및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의 리테일 강점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현지 리테일 영업활성화를 위해 정교한 소매신용 평가모형을 구축,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커스터디 사업 등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브라질의 경우 브라질 정부주도로 경제발전의 활력을 일으키고자 산업기반시설(SOC) 공사가 늘어나고 있어 해당 공사계약과 관련된 프로젝트 금융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다양한 상품 및 금융 서비스 제공으로 영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