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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화는 개봉했는데, 한국영화는 연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20.08.27 06:01 수정 2020.08.27 08:4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테넷, 국제수사ⓒ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쇼박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차례로 개봉하는 외화와 달리 한국영화들은 개봉을 미뤘다. 좌석도 줄어든 상황에서 ‘테넷’ 등 대작과 경쟁하는 부담과 더불어, 방송 홍보나 인터뷰 등 홍보할 수 있는 방법도 축소되어 불가피한 결정인 셈이다.


하루에 2~300명에 육박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23일에는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돌입한 당일, 박스오피스 1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6만 3920명의 관객을 모았다. 17일 19만 2964명에서 약 13만명이 줄어든 수치다. 25일에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2만 6444명으로, 관객수가 급감했다.


박스오피스 1위인 작품이 2만대로 떨어지며 '오케이 마담', '짱구는 못말려: 신혼여행 허리케인~ 사라진 아빠'는 각각 1만 3948명, 5346명으로 자연스레 더 낮은 관객수를 기록했다.


7월 '반도'를 시작으로, '강철비2: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케이 마담' 등이 개봉을 연달아 결정하며 극장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는 듯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테넷'은 예정대로 26일 개봉했다. ‘테넷’은 7월 17일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8월 12일로 연기했었다. 하지만 확산세로 개봉을 총 두 차례 연기했고 북미 배급사는 한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홍콩 등에 선공개 하기로 결정했다. '테넷'은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이상, 계속 한국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관객수 급감 수치고 보여주듯 극장가를 찾는 관객수가 줄었고, 좌석 띄어앉기로 스크린 하나당 수용할 수 있는 관객수도 절반으로 제한됐지만, '테넷'은 개봉 당일 새벽(오전 1시 기준) 86.3%의 예매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유료시사회를 개최했을 당시에도 22일 4만 3522명, 23일 4만 1079명의 관객을 모으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다.


4월 개봉 예정이었던 엑스맨 시리즈 '뉴 뮤턴트', 수차례 개봉이 밀린 '뮬란'은 9월 4일과 9월 10일에서 각각 9월 10일과 17일로 연기했지만, 날짜 폭이 크지 않다.


반면 한국영화들은 코로나19 확산에 개봉을 미뤘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지난 4월에 개봉을 연기했던 '국제수사'는 19일 다시 개봉일을 잡았지만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또 한 번 미루게 됐다.


이정현, 김성오 주연의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도 안전한 상황에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한 결정이라며 9월에서 10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했던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주연의 영화 '싱크홀'은 겨울 개봉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영화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첫 창궐했을 2월과 3월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송가까지 침투해버린 탓에, 지금이 더 위기라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처음 발발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방송국, 배우, 제작진 스태프들까지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오니 특히 배우들이 민감해졌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과 방송을 통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지만 제작중단에 방송국 셧다운이 되며 홍보할 수 있는 창구가 줄었다"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좌석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스크린 수도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개봉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3단계 격상까진 가지 않길 바라며 추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좌석이 줄어든 상황에서 굳이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붙을 이유가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모두 좌석 가용률을 50%로 축소한 상황에서 자칫 손익분기점은 고사하고 ‘처참한’ 성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다시 잡히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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