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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이 '10월 서프라이즈'?…사실상 무산된 북미 깜짝 정상회담


입력 2020.10.03 12:30 수정 2020.10.03 13:1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트럼프, 방역 지침 따라 최소 열흘 격리

코로나 고위험군이라 치료 기간 길어질 수도

김정은, 트럼프에 위문 전문 보내…"상황관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바탕으로 북미 사이에 놓으려던 '대화의 다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모양새다.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州)의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며칠간 해당 병원에 머물며 업무를 볼 예정이다.


케일리 메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상태에 있고, 경미한 증상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루 종일 업무를 봤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질병관리본부(CDC) 지침에 따라 최소 열흘 동안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격리 기간 중 증상이 악화된다면 치료 기간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해 빠른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74세)인 데다 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만 등의 기저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CDC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코로나19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특히 치명적이라고 경고해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18살 어리지만 비슷한 체구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3월 말 양성 반응을 보인 이후 16일 만에 완치판정을 받은 바 있다. 존슨 총리는 당시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여파로 최소 열흘, 길게는 보름 넘도록 현장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게 된 만큼, 대선 전 깜짝 북미 정상회담,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다.


그간 한미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이목을 끌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외교가에선 관련 가능성을 애초 낮게 평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확진 여파로 일말의 가능성마저 사실상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내치 이슈에 해당하는 코로나19가 미 대선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 이슈인 대북 외교에 힘을 쏟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선 오는 7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간 물밑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던 데다 북한의 신무기 공개 가능성이 점쳐지는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며칠 앞두고 방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미국을 찾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측이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워싱턴DC 인근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헬기에 탑승하기 전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워싱턴DC 인근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헬기에 탑승하기 전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전문 통해 트럼프 위문
"하루빨리 완쾌되길 진심으로 기원"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문 전문을 보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당 전문에서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며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위로 전문이 상황관리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 대선 결과와 북미관계 개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친분을 과시함으로써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오는 10일 당 창건 75주년과 내년 초로 예정된 8차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수해복구·성과관리 등의 '내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남·대미 관계에서 큰 변화를 도모할 여유는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예측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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