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전염병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타격으로 유럽권 은행들이 보유한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11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지난 달 20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최근 2주 간 유럽 내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프랑스 1만1497명, 스페인 1만707명, 영국 5801명 등으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식당 영업과 사회적 모임을 제한하는 등 확산 방지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수요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 같은 경기 위축으로 유럽권 은행들이 보유한 기존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은행들의 경우 부실대출 비율, 연체율 등이 높아 미국 은행에 비해 신용위험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정부보증과 대출상환 연장 등 정부 정책으로 연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향후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신용리스크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더구나 초저금리 지속 등으로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은 미국 은행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 은행의 이자수익이 미국 은행을 하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 등에서 큰 차이를 지속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 유럽 주요 은행들은 감원, 지점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보고서는 "유럽 은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 높은 부실채권 비율, 미흡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미국 은행에 비해 대내외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이라며 "향후 경제정상화 과정에서 유럽의 금융부문 리스크가 실물경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