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엠더블유, 다산네트웍스 3거래일 간 8.9%, 13.8% 상승하며 반등 시작
트럼프·바이든 모두 대규모 5G 인프라 투자 약속…"수주·실적 수혜입을 것"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주 주가가 최근 반등궤도에 올랐다. 올해 하반기 5G 업체의 실적 부진 악재를 미리 반영하면서 지지부진한 주가를 나타냈던 지난달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보장된 5G 산업에 대한 대형 투자 약속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 반등흐름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케이엠더블유(KMW)는 700원(1.01%) 하락한 6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3거래일 간 8.9% 상승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같은 날 네트워크 통신장비를 개발·공급하는 다산네트웍스는 150원(O%) 내린 1만2200원에, 유무선 통신용 파워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RFHIC는 150원(0.40%) 내린 3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종목 역시 이달 들어 3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13.8%, 8.0%씩 뛴 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유입되면서 소폭 조정을 받았다.
정부의 '디지털뉴딜' 수혜주로 각광받으며 9월까지 역대급 기록을 썼던 5G 장비주는 지난달 급락 전환했다. 노키아, ZTE 등 장비업체들의 올 하반기 부품 공급 발주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3, 4분기 실적 악화 전망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5일 7만9800원이던 관련 장비 대장주인 케이엠더블유의 주가는 30일 6만2300원으로 21.6%(1만7500원) 급락했다. 다산네트웍스 주가도 같은 기간 1만2950원에서 1만150원으로 21.6%(2800원) 폭락했다. RFHIC(-14.3%), 이노와이어리스(-17.9%), 쏠리드(-24.0%)도 같은 기간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증권가는 5G 장비주가 부진을 딛고 연말까지 지속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발 대규모 5G사업 관련 호재가 있어서다. 미국 대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각각 5G와 광대역망에 1조 달러(1133조원), 1조3000억 달러(14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지속 견제할 것이라는 점도 국내 장비업체들에겐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바이든 입장에서도 화웨이를 압박해 미국이 득을 보고 있는 현 상황을 의도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에 화웨이 네트워크장비 재고가 소진될 것이란 가정 아래 현 상태를 유지해 화웨이에게 항복 선언을 받아내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빅테크 기업들을 성장시키면서 5G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고, 해리스 부통령을 영입한 민주당도 IT기업에 우호적인 스탠스로 돌아섰다"며 "두 대선 후보가 동일하게 5G육성 정책을 내놓으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수혜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해에 5G 장비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실적 랠리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 역시 내년에 507억원의 영업익을 시현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일본 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이 내년에 진행할 5G 전국 확대 사업의 파트너로 다산네트웍스를 점찍었기 때문이다.
또 케이엠더블유는 2021년에 24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체 영업익 전망치인 997억원을 146.7% 상회한 규모다. 케이엠더블유가 5G 필터와 시스템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지난 달 미국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네트워크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규모 사업 수주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케이엠더블유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9월 1일 9만3200원에서 지난 4일 10만550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다산네트웍스의 평균 목표주가도 1만2000원(7월 29일)에서 1만8000원(11월 4일)로 올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나 바이든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던 5G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내 업체의 내년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만큼 관련 종목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며 "특히 국내 5G 장비주들은 미국과 인도, 일본 시장에서 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수혜를 입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