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드의 힘’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7월 대비 9%↓...제이콘텐트리는 17%↓
“규제 속 중국 수익 의미 커...동일한 투자포인트 가진 제이콘텐트리도 주목”
미디어 콘텐츠 업체인 스튜디오드래과 제이콘텐트리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보여주면서 주가 반등 시점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는 향후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에 따른 중국 판매 정상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주가 업사이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스튜디오드래곤은 전장 대비 1.37% 오른 8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제이콘텐트리는 0.54% 내린 2만7400원으로 마감했다. 이들 주가는 최근 5거래일 각각 4.1%, 11.6%씩 상승했다. 다만 4개월 전인 지난 7월 6일 스튜디오드래곤(9만300원)과 제이콘텐트리(3만3050원) 주가와 비교하면 각각 9.9%, 17.1%씩 내려앉은 상태다.
CJ EN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5일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063억원, 영업이익은 46.8%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 배경으로는 지난해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와 같은 대형 지적재산(IP)이 부재한 영향을 들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년 동기보다 작품수도 4편이나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분기 시장전망치를 약 60억원 상회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은 중국 수익이다.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 기존 작품들의 단가 인상 등 라이브러리 가치가 높아지며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현재 한한령으로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중국 OTT향 구작 판매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편의 구작 드라마를 중국에 판매하면서 계약금(MG) 수익을 인식했고 향후 중국 내 방영이 허가될 경우 추가 수익 인식이 가능하다”며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사 추정으로 60~90억원 내외일 가능성이 높다. 사드 사태 이후 첫 의미 있는 중국향 판매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 연구원은 “아직 중국이 개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중국 시장이 사드 이전처럼 개방될 경우 제작비의 60% 이상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려 극단적인 이익률 상승이 가능해진다”면서 “다만 규제가 있음에도 중국 수익이 가세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고,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내년에는 150~200억원 내외의 중국 수익 인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4분기에는 다음달 중 방영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스위트홈(10부작)’이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위트홈에서만 4분기 판매매출의 절반가량이 발생한다. 회당 제작비는 약 25억원으로 예상 매출 총이익이 5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내년 3편 내외의 넷플릭스향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획 중인데 한 편당 최소 170억원의 판매 매출, 20억원의 매출 총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넷플릭스 외 다른 사업자로의 콘텐츠 판매가 가시화되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호적인 외부환경이 이어지면서 주가의 점진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방송 자회사인 JTBC스튜디오와 영화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을 보유한 제이콘텐트리는 3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103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78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부문별로 보면 방송 부문에서 영업이익 91억원을 거뒀고 영화 부문 영업손실 151억원을 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방송 이익이 초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제이콘텐트리의 영화 부문 대규모 적자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극장 개봉을 철회하면서 4분기 극장 콘텐츠 부족 현상이 부각됐다. 다만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완화 이후를 감안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JTBC스튜디오는 한한령 해제와 아이치이의 글로벌 OTT 사업확장 수혜, 해외 OTT향 오리지날 드라마 제작 등 스튜디오드래곤과 거의 동일한 투자포인트들을 갖고 있어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드라마 관련 퓨어 플레이어(Pure player)를 원한다면 스튜디오드래곤, 코로나19 완화 가능성에도 동시 베팅한다면 제이콘텐트리에 투자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