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진칼 제 3자배정 유증 가처분 신청 법원 판단
26일 서울시와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안 서명식 예정
대한항공이 이번주 주요 이슈들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한 최종 합의도 앞두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오는 25일 오후5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506호에서 KCGI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이번 심문기일은 KCGI가 지난 18일 KDB산업은행에 배정하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한진칼 신주발행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낸 데 따른 것이다. 가처분 신청은 본안 소송 전 긴급히 법리적 다툼 사항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KCGI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 KDB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하게 된 상황에 반발하고 있다. 산은은 유증 참여와 교환사채(EB) 인수 등으로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되는데 이 경우 기존 주주인 KCGI의 지분율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현재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6.71%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 우호 지분율(41.4%)에 앞서고 있지만 지분율 희석과 함께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하게 되면 지분율 우위는 사라지면서 경영권 분쟁을 이끌어갈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KCGI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이같은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내달 2일이 한진칼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임을 감안하면 법원은 전날인 1일까지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중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고 기각될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본격화하는 등 인수는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KCGI의 본안 소송 제기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향후 본안 소송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6일에는 대한항공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당초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민간에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서울시가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 땅을 공원으로 지정하는 행정 절차를 밟으면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어 왔지만 지난 5개월간의 국민원익위원회의 중재로 갈등은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큰 이견을 보였던 매각 금액도 아직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후 감정평가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매각 가능금액을 최소 5000억원으로 판단했지만 서울시는 보상금액을 4670억원으로 산정하면서 이견을 보여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서 서울시·대한항공·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서울시와 대한항공, LH는 권익위 조정 절차를 통해 마련된 합의안에 서명할 계획이다.
하지만 3자매입을 통한 매각 방식으로 인한 교환부지 문제가 돌발변수로 발생해 예정대로 합의안에 도장을 찍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잠정 합의된 매각 방식은 서울시가 LH를 내세워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확보하고 이를 시유지와 맞바꾸는 방식이다.
현재 맞교환 대상 부지는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안에 대해서 해당 지자체인 마포구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LH로부터 송현동 부지 매각 대금을 받는 형식이라 교환부지가 확정되지 않으면 26일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한항공 측은 “26일 서명식은 예정대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환부지 문제는 서울시가 해당 지역구청과 조정 협의를 거쳐 잘 해결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