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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헌터' 한신이 데려간 별들


입력 2020.12.10 14:59 수정 2020.12.10 15:0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로사리오-샌즈-로하스 이어 알칸타라까지 영입?

기량 외 적응력 검증도 용이...코로나19 국면에서 대안

재리 샌즈 ⓒ 한신 타이거즈

한신 타이거즈가 올해도 KBO리그 사냥에 나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KT 위즈는 9일 "로하스 측에서 한신과 계약했다는 통보가 왔다.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어 했던 로하스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최고 수준에 준하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17년 대체 외국인 타자로 KT에 입단한 로하스는 올 시즌 142경기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97라는 눈부신 성적표를 받았다. 공격 부문 4관왕에 올라 KBO리그 MVP 영예도 안았다.


‘특급’ 로하스를 잡기 위해 KT는 시즌 직후 큰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로하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고지 수원시장까지 로하스 SNS에 “내년에 잔류해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자”며 구애했지만, 로하스는 포스트시즌부터 관심을 보여 왔던 한신의 조건을 택했다.


지난 2014년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을 영입해 톡톡히 효과를 누린 한신은 이후 지속적으로 KBO리그 선수들을 수집했다. 올해도 로하스라는 걸출한 외국인선수를 데려갔다. 로하스는 우즈-리오스-테임즈-린드블럼에 이어 외국인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KBO리그 정규시즌 MVP에 선정된 특급 야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에서 자금력이 센 구단으로 꼽히는 한신의 KBO리그 외국인선수 사냥은 처음이 아니다. 2016~17년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며 ‘70홈런’을 쏜 윌린 로사리오는 2018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다. 2할대 중반 타율로 1년 만에 방출했지만 한신의 KBO리그 사냥은 계속됐다.


2020시즌을 앞두고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타점왕(113타점)에 올랐던 제리 샌즈를 불러들였다. 샌즈는 110경기 타율 0.257 19홈런 64타점으로 기대치에 근접했다. 한신은 시즌이 끝나고 샌즈와 재계약에 합의했고, 이번에는 KBO리그 정규시즌 MVP에 빛나는 로하스마저 낚아챘다. 연봉과 보장 금액은 로하스가 샌즈보다 훨씬 높아 초반부터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리그 팀타율 5위에 그친 한신에 필요한 전력이다.


라울 알칸타라 ⓒ 최동원사업기념회

‘20승 투수’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스포츠닛폰' 보도에 따르면, 한신이 KT위즈에서 뛰던 멜 로하스 주니어에 이어 두산 베어스의 라울 알칸타라(28)와 협상 중인데 계약에 근접했다.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는 2020시즌 다승(20승)-승률(0.909)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퀄리티스타트 1위(27회), 이닝 2위(198.2이닝), 탈삼진 2위(182개), 평균자책점 4위(2.54) 등 각종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KBO리그 최정상급 외국인투수다. 한신은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알칸타라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비단 한신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보다 큰 무대에 있는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의 KBO리그 사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시아 야구리그를 경험하는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검증 작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강한 개성으로 아시아 야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외국인선수들을 걸러낼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한국 구단과 비교해 자금력에서 우위를 점한 일본 구단들의 KBO리그 사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의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반면 구조적 한계를 절감한 KBO리그로서는 썩 내키지 않는 그림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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