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여신강림', '철인왕후', '낮과 밤' 최근 호평과 함께 시청률까지 잡은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바로 CJ ENM 계열 채널이라는 점이다. 올해 막바지 드라마 레이스에서는 지상파와 JTBC를 보기 좋게 따돌린 tvN과 OCN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레이스 선두에 있는 건 OCN '경이로운 소문'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첫 방송 시청률 2.6%(닐슨)으로 시작해 6회 만에 7.7%를 기록하며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권선징악이 분명한 스토리와 주인공들이 초자연적인 힘으로 악귀들과 맞서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 중이다. 현재 6회 밖에 진행되지 않아 '경이로운 소문'는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신혜선, 김정현 주연의 '철인왕후'는 첫 방송부터 대박을 예고했다. 1회 8.0%로 시작해 2회 8.8%의 높은 시청률로 시작을 알렸다. 앞서 tvN에서 방송했던 박보검, 박소담 주연의 '청춘기록'이 8.7% 배수지, 남주혁 주연의 '스타트업'이 5.4%가 최고 시청률이었던 것과 비교해 높은 수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철인왕후'는 화제성도 놓치지 않았다. 방송 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철인왕후'와 관련한 역사와 등장인물, 작가, 원작 등이 도배됐다.
남궁민 주연의 '낮과 밤'은 현재 tvN의 주무기인 장르물로, 미스터리 한 사건들과 연관있는, 28 년 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비밀을 헤치는 예고 살인 추리극이다. 4.7%의 시청률로 시작한 '낮과 밤'은 장르물에 특화된 남궁민과 AOA 멤버 김설현을 주축으로 시청자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야옹이 작가의 동명의 원작 웹툰을 원작으로 한 '여신강림'은 배우 차은우, 문가영으로 화제성을 잡고 시작했다. 1, 2회 시청률은 3.6%로 주춤했지만,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차은우가 화제성을, 망가짐도 불사하는 문가영의 연기가 호평 받으며 향후 행보를 기대케 만들었다.
tvN과 OCN이 웃고 있는 사이, JTBC는 새로 시작한 드라마 '허쉬'로 도약을 꿈꿨지만 쉽게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충무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황정민이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허쉬'는 기대작으로 충분했다. '허쉬'는 기자들을 평범한 직장인으로 그리며 짠내나는 라이프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겠다고 자신했지만, 첫 회 시청률 3.4%에서 2회 만에 2.6%로 떨어지는 하향세를 보여줬다. 동시기에 시작한 '철인왕후'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8부작으로 기획돼 현재 4회까지 방송한 '라이브온'의 하락세는 더 뚜렷하다. '라이브온'은 1.3%에서 0.4%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다.
지상파 드라마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S, SBS, MBC 통틀어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작품은 '펜트 하우스' 뿐이다.
SBS는 '펜트하우스'로 체면은 살렸지만 SBS '날아라 개천용'이 5~6%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날아라 개천용'은 주연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돼 하차하면서 3주간 휴방해 고심이 깊다. 배성우 자리에는 이정재가 투입될 예정이다. 주연배우가 교체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한 '날아라 개천용'이 이정재의 활약으로 기회를 만들지, 몰입도가 떨어뜨릴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외에도 KBS2 '바람피면 죽는다'와 MBC '카이로스',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각각 최고시청률 5.2%, 3.8%, 4.3%를 기록했다. 이 드라마들은 상대적으로 화제성이 저조해 새 시청자를 유입하기 어려워 보인다.
11월 말부터 이제 막 시작을 알린 드라마들로 구성된 현재의 흐름은 연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와 JTBC는 새 판을 짜는 신작들로 반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JTBC는 '런 온'이 16일부터 드라마 대전에 뛰어든다.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 강태오 주연의 '런 온'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서로를 향하는 완주 로맨스 드라마다. 시대를 반영한 배경과 방황하는 청춘들의 로맨틱 코미디가 JTBC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이목이 쏠려있다.
JTBC는 '런 온'에 이어 내년에도 로맨스 드라마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원진아, 로운 주연의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요'가 내년 1월 18일 부터 방송된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대세 배우가 된 로운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과 위즈덤 하우스 곁& 예스24 E 연재가 주최한 '로맨틱 콜라보' 공모전 대상작이라는 점에서 화제성과 작품성을 기대해볼 만하다.
KBS2는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으로 21일부터 새 단장을 한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에 맞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밀 수사관 암행어사와 어사단의 통쾌한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이다. 김명수, 권나라, 이이경의 케미스트리와 수사극인만큼 탄탄한 개연성이 관전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KBS에서는 최강희, 김영광이 이끄는 '안녕 나야'도 기다리고 있다. 설렘도 열정도 식어버린 37세 여주인공이 17세의 나를 만나 위로해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틱 코미디에 강세를 보이는 최강희를 필두로, 시청자들에게도 위로와 힐링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KBS2 '추리의 여왕'과 SBS '굿 캐스팅'에서 좋은 기록을 거뒀던 최강희가 이번에도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웹드라마 '연애 플레이리스트'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신작 '디어엠도' 시청자와 만날 준비 중이다. 박혜수, NCT 재현이 주연을 맡았으며 젊은층 시청자를 공략한다.
SBS는 '펜트 하우스' 후속으로 감우성, 장동윤 주연의 '조선구마사'로 내년 1월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등을 연출한 신경수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을 만든 검증된 연출진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MBC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카이로스'가 종영하면 잠시 숨을 고르고 이민기, 나나 주연의 '오! 주인님'으로 3월 시청자들과 만난다. 한 때 '드라마왕국'으로 불리며 승승장구 했던 MBC지만, 2020년 방송한 드라마들이 저조한 시청률로 마감해 지상파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처럼 화려한 신작들로 판도를 뒤집을 기회를 노리는 지상파와 JTBC는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이에 발맞춰 tvN, OCN 역시 이승기의 복귀작 '마우스' 혜리, 장기용 주연의 '간 떨어지는 동거' 등이 상반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2021년 웃게 될 승자는 누가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