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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략 바꾼 ‘스티브 유’, 어이없는 궤변에 묻어난 본심


입력 2020.12.22 08:33 수정 2020.12.22 08:3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유승준 방지5법' 발의에 40여분간 분노 표출

댓글창은 닫고, 광고는 붙이고...실제 구독자 2배로 껑충

ⓒ유승준 유튜브

“그래 약속 못 지켰다, 왜? 그게 죄야?”


황당하게도 유승준(스티브 유)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과거를 반성하고, 눈물을 쏟았던 유승준은 어디에도 없었다. ‘유승준 방지5법’ 발의에 분노하고, 격분하면서 40분가량 쏟아낸 어이없는 궤변은, 스스로의 입지를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승준 방지5법’은 국정법, 출입국관리법, 재외동포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을 총칭하는 법안이다. 병역기피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유승준의 이름을 빌렸을 뿐 특정인을 겨냥한 법안이 아닌,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대다수 네티즌은 유승준의 태도 변화에 “드디어 본심이 나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유승준은 무릎을 꿇고 눈물로 읍소하며 사죄의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그 시기가 굉장히 애매했던 터라, 대중의 공감을 사진 못했다. 병역 파문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했는데, “입대를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 말을 내뱉으면서 오히려 대중의 분노를 부채질 했다.


어쨌든 유승준의 ‘눈물’이 통하지 않자 그는 태세를 전환했다. 그의 발언 중 대부분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내용들이지만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발언의 중심에는 ‘약속’과 ‘사과’라는 단어가 있었다. “내가 왜 사과를 하냐” “약속은 대중이 아닌 팬들과 한 거다” “그래 약속 못 지켰다, 그게 죄냐” “너네는 평생 약속한 거 다 지키고 사냐” 등이다.


일단 유승준의 말은 본질부터 잘못됐다. 김병주 의원도 이 영상을 접하고 “유씨 개인의 입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하실 수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병역의 의무를 저버린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을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에게 사과를 강요한 사람은 없다. 혹여 누군가 강요를 했더라도, 스스로가 떳떳하면 굳이 사과할 필요도 없었다. 그와 동시에 그 역시 누군가에게 용서를 강요해선 안 된다. 병역 기피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대중이 그를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공연히 입대를 약속했던 그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과정을 봐왔던 것에 대한 정서적 분노, 즉 ‘괘씸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 이번 영상을 통해 늘어놓은 정치, 종교 관련 궤변 탓에 그에 대한 반감은 더 커졌다.


만약 유튜브 구독자 장사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유승준 원천 방지 5법 발의안’?? 김병주 의원 지금 장난하십니까? 그동안 참아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댓글창은 닫아놓고, 광고를 포함시켰다. 대중과 소통은 하지 않되, 이슈가 될 건 자명한 사실이니 광고를 붙여 수익은 내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유승준의 채널은 구독자 수가 무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당초 2만 9800여명이던 구독자는 19일 올린 이 영상을 기점으로 현재(21일 기준) 6만 2100여명을 기록했다. 조회수도 하루 새 83만회, 다음날인 20일은 102만회를 돌파했고, 현재는 126만회까지 치솟았다. 이는 유승준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2018년 1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당연히 유튜브 수익도 증가했을 터다. 그가 이 영상을 통해 얻은 건, 딱 여기까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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