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펀드 설정액 규모, 작년대비 증가세 '반토막' 둔화 뚜렷
운용사들 ETF 시장 확대 경쟁...ESG 등 다양한 상품 출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접투자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나타난 공모펀드 침체, 일부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신뢰 추락으로 공·사모 펀드시장은 올 한해 성장세가 크게 꺾인 모습이다.
하반기들어 공모 운용사들은 정부 주도의 뉴딜펀드 사업과, 증시활황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서며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사모운용사들은 여전히 라임·옵티머스로 인한 후폭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도 공·사모 펀드시장의 양극화는 점점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외 전체 펀드 설정액 규모는 718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649조6290억원) 대비 69조271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설정액 증가분에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 시장은 국내와 해외를 합해 277조7230억원에 이르고 사모펀드 시장은 441조23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사모펀드 증가세는 지난해 증가한 규모보다 크게 줄었다. 라임펀드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다.
특히 사모펀드가 정치권 및 고위 관계자들과 연계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슈가 완전히 해소될때까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펀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건전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사모펀드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시각이다. 사모펀드 시장을 키우겠다며 규제를 완화했던 금유당국이 이제는 다시 규제를 조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모펀드의 성장세도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오는 2023년까지 233개 전문사모운용사에 대한 전수 검사를 완료할 것으로 보여 보수적인 영업환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직접투자에 대한 과도한 자금 쏠림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소외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침체됐던 운용사들은 증시활황으로 활기를 띤 ETF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ETF 시장은 공모펀드 침체를 만회해준 효자 시장으로 등극했다.
국내 ETF의 순자산 총액은 약 49조9000억원(11월 말)으로 지난해보다 4조1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상품도 다양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책임투자 관련 SRI펀드의 투자규모가 커졌고, ESG(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ESG 관련 펀드들의 설정이 잇따랐다. 우리나라 주요 카드사의 ESG 채권 발행 규모는 1조7100억원으로 작년(440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ESG 요소를 펀드 운용에 적용하는 사회책임투자펀드로 투자 자금이 늘었다"며 "ESG 채권 발행도 올해 크게 늘었는데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 시장이 활기를 띠자 운용사들도 이에 발맞춰 내부조직을 확대하고 고객을 끌기위해 운용보수를 인하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도 ETF 관련팀을 신설하거나 확대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운용보수 인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10월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며 연 수수료를 0.07% 수준까지 낮췄고, KB자산운용도 수수료를 0.07%로 인하했다. 미래에셋운용 역시 관련 ETF의 보수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삼성운용은 총보수 0.09% 수준에 육박하는 신상ETF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