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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㉘] 가수이자 작곡가 이주헌, 이제는 제작자로


입력 2021.02.13 06:00 수정 2021.02.13 01: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15년 하이브로우로 데뷔

다비치 '마음' 도끼 '요즘 내가' 컬래버레이션 및 작곡 '마녀의 사랑' OST 'The magic' 작곡

체리비 4월 데뷔 준비 중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이주헌 앞에 붙는 직함은 여러 개다. 가수, 작곡 팀 더 뮤즈 프로듀서이자 소속사 더 뮤즈 프로덕션 대표를 맡고 있다. 2015년 하이브로우로 데뷔한 이주헌은 2021년 제작자로 새 시작을 앞두고 있다.


경영의 꿈을 가지고 있던 그는 스무살이 되던 해, 작곡가 스티븐 리를 만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스티븐 리는 '어벤져스2' 인터네셔널판 주제곡을 작곡하고, SS501, 슈퍼주니어, 이홍기, 오마이걸 등 많은 가수와 작업한 히트곡 메이커다. 이주헌은 스티븐 리의 작업물 가이드를 부르며 음악인의 꿈을 키웠다.


뉴질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UCLA 경제학과를 준비하고 있던 그는, 버클리 음대로 진로 방향을 틀었다. 부모님이 버클리 대학교에 합격해야 음악하는 걸 허락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시다가 가족회의 때 음악 관련 대학교 중 세계 1등이 어디냐 물으시길래, 버클리 대학교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버클리 대학 붙으면 음악하는 것을 지원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저는 도레미파솔리사도도 몰랐어요. 그냥 노래만 할 줄 알았고요. 다들 불가능할 거라고 했지만 일정 알아보고 바로 보스톤 비행기 티켓을 끊었어요.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노래 한 곡 부르고 버클리 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노래를 사랑해서 버클리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학문으로서의 음악은 그에게 큰 흥미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는 유튜브에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며 노래에 대한 갈증을 풀었고, 이 영상을 현재 포켓돌 스튜디오 김광수 대표가 보면서 2015년 하이브로우로 한국에서 데뷔했다.


이주헌은 다비치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했던 '마음'을 작곡하며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다비치를 시작으로 다이아, MBN 드라마 '마녀의 사랑' OST, 현지훈 등의 곡을 만들었고 가수보다는 작곡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됐다. 전속 계약이 만료 된 후 그는 현재 버클리 대학교 후배들과 작곡 팀 더 뮤즈를 꾸렸다.


"개인적으로 작곡을 했었는데 집에 녹음실을 꾸리고 작업하다보니 조금 창피하더라고요. 프로페셔널해보이지도 않고요.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싶었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열심히 곡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공개할 순 없지만 작곡에 뜻이 있는 아이돌 친구들과도 협업을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작곡을 할 때 대중성을 무조건 최우선으로 둔다. 음악성을 원하는 리스너와 가수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들었을 때도 이상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고.


"대중성있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주변의 피드백을 냉정하게 받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음악도 편식 안하려고 하고요. 솔직히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듣는 일은 재미가 없어요. 그런데 작곡가란 직업을 가진 이상 많은 노래를 듣고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고 있어요. 다만 절대로 하지 않는 건 유행을 해도 너무 늦어버렸으면 아예 하지 않고 있어요. 사실 대중성은 각자가 만드는 것이란 생각으로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주헌은 4월 가수 체리비의 신곡 준비에도 한참이다. 체리비는 2017년 '그의 그대'란 곡을 발표했을 당시 아이유가 타 가수의 곡 을 처음으로 작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주헌은 가이드 녹음을 하러 온 체리비의 실력에 반해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체리비와 재미있는 일들을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정말 주변 인복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기획사 대표라고 하기엔 이른 나이지만 인사를 잘 한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도 받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체리비라는 재능 있는 친구를 만나 그 친구의 미래가 기대가 됩니다. 그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요. 제가 직접 가수, 작곡가, 이제는 제작까지 하게 되면서 각자의 영역의 고충이나 장, 단점을 알다보니까 더 재미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국내 대형 소속사가 주름잡고 있는 음악시장에 가장 작은 미꾸라지가 되려고 한다. 체리비를 통해 음악 시장을 휘젓는게 이주헌이 그리는 더 뮤즈 프로덕션의 미래다.


"큰 물고기들 사이에서 위로 올라가길 꿈꾸고 있어요. 체리비가 워낙 실력이 뛰아나다보니 여러 회사에서 제안이 많이 들어왔어요. 음악 철학과 가능성만 보고 저희와 함께 해준거죠.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보답하려 해요. 발라드 하면 안테나, 솔로 여가수 하면 아이유 등 음악과 떠오르는 소속사, 가수들이 있잖아요.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팝 음악하면 체리비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는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가수나, 작곡을 꿈꾸고 있다면 일단 하라고 말한다. 버클리 대학교와 가수 데뷔도 남들은 그저 높은 나무에 오르려 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실행을 함으로써 현실로 만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이런 상담을 자주 해와요. 그 때마다 해주는 이야기가 '고민하는 걸 해라'거든요. 무식할 수 있지만 회사 찾아가고, 프로필 돌리고, 음악을 만들면 들려주는 등 일단 그것들을 이루기 위한 실행이 필요해요. 성격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막무가내로 하다보면 무엇이든지 결과는 나와요. 남들이 볼 때 저는 성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 실패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을 먹고 움직여서 다비치와 함께 노래할 수 있었고, 작곡가가 될 수 있었잖아요. 운은 본인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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