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원유 도입 열흘째 중단
수급 불안 넘어 원유 도입 차질 가시화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도입 차질이 본격화하자 2일 자정부터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천연가스는 ‘주의’로 각각 격상한다.
산업통상부는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15개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등 9개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호르무즈 봉쇄로 열흘째 원유 도입 중단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근거해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원유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등 수급 여건 악화를 고려해 지난달 18일 ‘주의’로 격상한 바 있다. 이번 격상으로 원유 위기경보는 4단계 중 3단계인 ‘경계’에 이르게 됐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한 것은 수급 불안 우려 수준을 넘어 실제 원유 도입 차질이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마지막으로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중동산 원유 도입이 중단됐다. 여기에 중동 지역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 이후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동아시아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력·난방요금에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차량 5부제→2부제 강화…비축유 스와프 추진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정부는 수급 관리 조치를 강화한다. 공급 확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다.
상무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량 확보 가능성이 확인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아웃리치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하고 민간 정유사와는 비축유 스와프(SWAP) 방식을 적용해 대체 원유 확보를 촉진한다.
수요 관리도 강화된다. 기후부는 지난달 25일부터 공공분야에서 시행 중인 차량 5부제를 2부제로 강화하고 민간의 에너지 절약을 더욱 촉진한다. 국토부는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시책을 추진한다. 천연가스 수요 관리를 위해서는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 폐지 시기 연장도 추진한다.
나프타와 석유제품 공급망 관리도 강화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정부안 4695억원)하는 등 해외 물량 도입을 지원한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민생 안정을 위한 시장감독 조치도 강화된다. 정부는 가격 동향과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통해 점검과 단속을 강화한다. 위법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 아래 엄단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하겠다”며 “국민들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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