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CEO중징계, 명확성 원칙↓..경영활동 위축”

취임 100일 간담회서 금융당국 규제 비판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유지, 소비자 신뢰 회복 약속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금융당국의 은행 최고경영자(CEO) 중징계 조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은행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9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100일 간담회에서 “금융감독원의 은행 CEO 징계 조치에 대해 은행권의 우려가 상당하다”며 “당국에서 그동안 언급해온 명확성 원칙과도 거리가 있고,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라임펀드 판매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당시 우리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직무정지 상당’과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는 ‘주의적 경고’(경징계)를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권리를 강조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CEO 공백으로 불안한 경영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선이 역력하다.

김광수 회장은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결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징계와 같은 ‘침익적 행정 처분’은 금융 회사가 예측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광련 규정이나 법규문헌을 충실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호소통하는 행정이 이뤄져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이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자 손실에 대해서는 저희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학 있고, 당국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은행권은 미비점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 방안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사모펀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은행권은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참여중이다. 분기별로 펀드 운용상황을 점검하고, 펀드 자산보유내역에 대한 이상유무를 확인해서 선제 대응하고 있다. ‘비예금상품 내부 통제 모범규준’도 만들어서 상품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도 약속했다. 대출 원금 상환 만기연장, 이자상환유예는 당국과 협의해 올해 말까지 한차례 더 6개월 연장키로 했다. 유예 기간 종료 후에는 상환부담이 일시에 몰리지 않도록 고객이 최적의 방법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금융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외 소상공인 관련 대출 상품 금리를 2~3%대로 인하하기도 했다. 지난해 1년 만기 1.5%초저금리로 제공됐던 ‘영세소상공인 이차보전 프로그램’도 적용기간을 1년 더 연장키로 했다.

그는 “올해 은행들이 장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공급자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서 고객 경험을 개선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ESG 영향력이 은행들의 투자와 대출 전략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트렌드인 ESG경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4대 은행연합회장에 취임한 김광수 회장은 재정경제원과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약 30년간 근무해온 전문가이다. 김 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8부2실 체제의 은행연합회를 9부 3실로 전환했다. 은행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ESG 대응 등을 관리하는 지속가능경영부와 법무지원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은행들의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를 높이는데 주력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