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해체 결정...멤버들 각 소속사로
한일합작 그룹, 막강한 팬덤 보유
'프듀' 제작진 투표 조작 여파로 활동 제약
엠넷이 10일 공식 발표를 통해 그룹 아이즈원의 해체를 발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년 6개월의 활동이 연장 없이 마무리 되고, 멤버들은 각 소속사로 흩어진다.
아이즈원은 지난 2018년 방영된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됐다. 한국인 9명, 일본인 3명, 총 12인조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 그룹은 같은 해 10월 데뷔 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를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을 통한 후광도 있었지만, ‘한일 합작 그룹’이라는 초유의 기획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막강한 팬덤을 바탕으로 걸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발매 첫 주 판매량) 신기록을 수립할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활동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 2019년 ‘프로듀스101’ 제작진이 투표 조작 파문에 휩싸였고, 일부 기획사 임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사법 처리과정에서 드러나면서 ‘프로듀스’ 및 엠넷의 신뢰도가 곤두박질 쳤다. 당연히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아이즈원의 지속 여부를 둔 논란도 제기됐다.
더구나 안PD의 항소심 선고 공판 과정에서 실제 피해를 입은 연습생들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아이즈원의 활동은 결국 제동이 걸렸다. 2019년 11월 컴백도 연기됐고, 출연할 예정이었던 프로그램들도 속속 방영을 취소했다. 동시에 시리즈로 제작되던 ‘프로듀스’도 사실상 2019년 ‘프로듀스101X’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부정적 여론은 여전했지만, 2020년 2월 활동을 재개한 아이즈원 팬덤의 화력도 그에 못지 않았다. 당시 발표한 첫 정규앨범 ‘블룸아이즈’(BLOOM*IZ)의 1일차 총 판매량은 약 18만4000장으로, 이는 종전 걸그룹 음반 초동 1위의 초동기록(트와이스의 ’FANCY YOU’, 약 15만4000장)보다 높은 수치였다. 아이즈원은 해당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역대 걸그룹 중 최초로 18만장 이상의 초동 판매량을 단 하루 만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발매한 앨범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놓으면서 계약 연장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12명의 멤버들 소속사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당초 예정됐던 올해 4월로 활동을 끝마치게 됐다.
4월 이후엔, 멤버들은 원래의 소속사로 돌아가 활동을 시작한다. 제작진의 일탈로 인해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그룹에게까지 ‘조작돌’이라는 오명이 씌워진 탓에 이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오명을 벗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느냐다.
앞서 각 소속사들은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을 포함시킨 신규 걸그룹 프리스틴, 구구단 등을 연이어 론칭했다. 그러나 이들 그룹은 각각 2019년과 2020년 해체했다. 이번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의 소속사 역시 이와 같은 길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앞선 아이오아이 멤버들을 통해 배출된 신규 걸그룹들의 성적과 유지 기간이 길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멤버 각각의 매력을 살려 개별 활동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