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라이벌 LG·두산, 13년 만에 트레이드 단행
서로가 원했던 트레이드, 함덕주 구위 회복에 달려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13년 만에 단행한 트레이드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통상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뚜껑을 열기 전에도 어느 쪽이 이득이고, 손해인지에 대한 평가가 나오지만 이번 경우는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양 팀은 지난 25일 내야수 양석환(29), 투수 남호(20)와 투수 함덕주(26), 채지선(25)간 2대2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당초 양석환과 함덕주를 1대1로 맞교환하는 것에서 시작된 논의는 남호와 채지선의 가세로 판이 커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얻는 오재일을 삼성에 내준 두산은 1루수가 시급했다. 오재일의 대체자로 김민혁과 신성현 등이 거론됐지만 두 선수의 기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장타력이 있고 1루가 가능한 양석환은 구미가 당길만했다.
반대로 LG는 선발과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한 함덕주를 원했다. 2013년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통산 311경기에 등판해 30승 19패 55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마무리 경험도 있다. 특히 그는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내야수와 좌완 투수의 1대1 트레이드. 두산이 손해를 보는 것 같았다. 결국 카드를 맞추기 위해 판이 커지면서 두산은 양석환에 이어 좌완 유망주 남호까지 손에 넣었다.
이번 트레이드 결과를 놓고 팬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두산으로서는 과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와 필승조로 활약했던 군필 좌완 투수 함덕주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구위다. 함덕주는 지난해 구위와 구속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2번이나 등재되기도 했다.
함덕주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는 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좌완 유망주 남호를 데려온 것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한 남호는 6경기서 승패 없이 3.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LG로서는 아까운 카드다.
하지만 LG는 국가대표 좌완 투수를 얻었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아직 재활 중인 차우찬의 상태가 불안정하고, 임찬규의 페이스도 더디다. 정찬헌과 이민호는 아직 주 2회 등판이 어렵다.
이 가운데 지난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선 함덕주의 가세는 LG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차우찬과 임찬규가 돌아오면 불펜으로 돌려도 된다.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이번 트레이드의 결과는 함덕주의 몸 상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