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60 헤비급 타이틀매치서 미오치치에 압승
테이크다운 방어-침착한 경기운영능력 돋보여
프란시스 은가누(34·카메룬)가 스티페 미오치치(38·미국)를 실신시키고 UFC 새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은가누는 28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펼쳐진 ‘UFC 260’ 헤비급(120kg 이하)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미오치치를 2라운드 52초 만에 강력한 펀치로 눕히고 KO승을 거뒀다. UFC 5연승.
지난 2018년 1월 첫 대결에서 미오치치에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한 뒤 ‘반쪽 선수’라는 조롱까지 당했던 은가누는 한층 성장했다. 화끈한 설욕과 함께 대망의 UFC 헤비급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2015년 UFC에 입성한 뒤 6년 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은가누다.
통산 16승 가운데 13승을 타격으로 따낸 것에서 알 수 있듯, 은가누의 펀치는 UFC 최정상급 파워를 자랑한다.
1차전에서 은가누는 미오치치 테이크다운에 속수무책 당했다. 14번의 테이크다운에서 6차례 허용했다. 체력이 고갈되면서 펀치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126번의 타격을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26%대에 그쳤다. 허공을 가르는 펀치와 킥으로 체력은 더 떨어졌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미오치치는 3년 전 1차전 때처럼 타격 맞불을 피하고 테이크다운과 아웃복싱으로 은가누 공략에 나섰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211cm의 긴 리치를 앞세워 주먹만 믿고 달려들었던 1차전과 달리 은가누는 침착했다. 미오치치가 1라운드 중반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자극했지만, 오히려 테이크다운을 피한 뒤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 파운딩 펀치까지 퍼부었다.
이후 오른손 강력한 펀치를 안면에 꽂았다. 미오치치가 특유의 맷집으로 견뎌냈지만 1라운드는 은가누의 압승이었다.
섣부른 공격을 하지 않고 테이크다운 방어에도 성공한 은가누는 자신감을 얻었고, 미오치치는 1차전과 비슷한 공략법으로 은가누를 깨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다. 2라운드 들어서 미오치치가 펀치를 앞세운 선제 공격을 시도했고, 은가누도 이에 밀리지 않고 반격했다.
불 붙은 펀치 공방에서 미오치치의 한 방이 먼저 터졌지만, 초강력 펀치를 장착한 은가누는 밀리지 않았다. 더 강력한 펀치를 미오치치 안면에 꽂아 넣었다. 혀를 내두르게 하는 맷집을 자랑하는 미오치치도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은가누 펀치가 턱을 강타하자 미오치치는 쓰러졌고, 무자비한 은가누는 마지막 한 방을 내리꽂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3년 전 미오치치에 패한 뒤 은가누는 먼 길을 돌아왔다. 데릭 루이스에 패한 뒤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던 은가누는 커티스 블레이즈-케인 벨라스케즈-주니어 도스 산토스,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를 잡고 타이틀 도전권을 얻었다.
로젠스트루이크을 1라운드 20초 만에 KO로 무너뜨린 것 포함 최근 4경기를 모두 1라운드 KO승으로 장식한 뒤 다시 한 번 미오치치 앞에서 선 은가누는 주먹만 휘두르는 과거의 은가누가 아니었다.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과 한 방을 감추며 흐름을 기다리는 냉정한 경기운영 능력까지 선보였다.
UFC팬들 사이에서는 성장한 그의 모습을 보며 “비로소 은가누가 '금'가누가 됐다”는 재치 있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총 6번의 헤비급 타이틀전 승리를 자랑하는 미오치치를 완파한 은가누는 본격적인 ‘금가누 시대’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