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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비온 뒤 땅 굳는다…지배구조 안정 '마침표'


입력 2021.03.30 11:44 수정 2021.03.30 11:4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양사 기존 사장 연임 확정…최대주주 리스크 '탈피'

실적 개선에 역량 집중할듯…영업력 강화 '가속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잇따라 기존 사장들의 연임을 확정지으며 지배구조를 둘러싼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다.ⓒ각 사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나란히 기존 수장의 연임을 확정지으며 지배구조 안정화 작업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불거진 거버넌스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해소되면서, 자회사인 두 생명보험사도 그 동안의 불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온전히 영업에 역량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실적 개선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날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뤄젠룽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이어 ABL생명도 오는 31일 개최되는 정기 주총에서 시예저치앙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고경영자 인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기존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사실상 와해된 이후 이뤄진 첫 판단이라는데 있다. 중국 정부에 실질적인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기존 사장이 자리를 지켜 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큰 대목이다.


안방보험은 2017년 당시 회장이던 우샤오후이가 부패 혐의로 돌연 중국 당국에 체포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안방보험 계열사로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으로서는 우려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은 끝내 자금모집 사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1조원 대의 개인 자산을 몰수당했다. 이어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과 그 계열사들의 주요 자산을 주요 대형 국유기업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새 법인인 다자보험에 넘겼고, 안방보험은 지난해 하반기에 법인이 청산됐다.


결국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이번 사장 유임은 공식적으로 안방보험이 사라진 후 처음 이뤄진 인선임 셈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하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염려를 일정 부분 불식시킬 수 있는 행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장초 다자보험의 위탁 경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소속 계열사들을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 물색, 다자보험에 대한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동양생명 측도 당분간 대주주 변동 등 지배구조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로써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수 년 간의 지배구조 위험을 털어내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이다. 이미 어느 정도의 성적 개선은 일궈낸 상태다. 동양생명이 지난해에 거둔 당기순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ABL생명은 적자 탈출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 과제는 보장성 상품 확대가 될 전망이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직후 두 생보사를 통한 저축성 상품 확장에 주력해 왔다. 상품 가입 시 목돈을 한 번에 내는 저축성 보험의 특성을 활용,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고 있음에도 높은 금리를 보장해야 하는 저축성 상품은 보험사 경영에 부담을 키우는 악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보험사들은 저축성 때신 보장성 상품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으로서는 이런 변화에 누구보다 힘을 쏟아야 하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보장성 상품은 저축성에 비해 상품 구조가 복잡한 편이어서, 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여전히 큰 영역"이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지배구조 우려를 지워내며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은 현장 영업에 한층 탄력을 가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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