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이행 자신…계획대로 차질 없이 실행"
수급 불안감 심화되자 '자국 우선주의' 탓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정부는 접종목표의 이행을 자신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플러스 알파를 더해 4월 말까지와 상반기 중의 접종 인원을 더 늘리고 집단면역도 더 앞당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차질없는 접종'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백신 수급 관련 발언은 일주일 간격으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의 전문가들이 판단한 백신 접종 우선순위와 집단면역의 목표시기, 접종 계획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백신을 안배하여 필요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계약된 시기에 백신을 도입하고 있으며, 당초의 계획대로 차질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와 형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것 없이 우리의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의 원인을 각국의 '백신 이기주의' '자국 우선주의'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여유가 있을 때는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연대와 협력을 말했지만 자국의 사정이 급해지자 연합도 국제 공조도 모두 뒷전이 돼 국경 봉쇄와 백신 수출 통제, 사재기 등으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을 추구하면서도 그와 같은 냉엄한 국제 정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그럴 때일수록 우리도 내부적으로 단합해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를 보유한 미국이 일명 '부스터샷(3차 접종)'을 고려하면서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백신 확보를 위한 범정부적 노력이 있음에도 수급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의중인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부정평가 최고치 결과가 담긴 여론조사 발표 후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4월 3주차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9%p 내린 33.8%,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5%p 오른 63.0%로 조사됐다. 백신 수급 논란이 부정평가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야권과 보수언론을 향해 "정부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여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범정부적으로 역량을 모아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겠다"(5일),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12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코로나 대응, 백신 협력 등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19일)고 한 바 있다. 일주일 간격으로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사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백신 생산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