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사고 적발금액 1385억…1년 새 2.9%p↑
보험사기 증가율은 10.4%에서 2.0%로 개선
지난해 금융당국에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허위입원 관련 사기 건수는 줄었지만,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내려는 수법이 늘어난 영향이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보험사기 적발 현황 및 향후 계획'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8809억원 대비 2.0%(117억원)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적발인원은 9만2538명에서 9만88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6288명)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허위·과다사고가 5914억원으로 전체 65.8%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입원 건수가 줄어 허위·과다사고 비중은 2019년 말의 73.2%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고의 사고를 일으켜 적발된 보험사기금액은 1385억원으로 15.4%의 비중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12.5% 대비 2.9%p 늘어난 수치다. 자동차 사고 피해를 과장한 보험사기 금액이 878억원(9.8%)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브로커 등과 결탁해 이미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에 따라 불요불급한 치료를 받고 이를 부풀려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아울러 보험금 편취 목적으로 과다한 보험가입을 한 후 보험사고를 조작하는 형태의 보험사기도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사기 혐의로 가장 많이 적발된 직업군은 회사원(19.4%)이었다. 전업주부(10.8%), 무직․일용직(10.5%), 학생(4.7%) 등이 뒤를 이었으며, 보험설계사,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등 관련 전문종사자의 비중은 3.6%(3490명) 수준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4.9%로 최대 적발비중을 기록했다. 10∼20대의 보험사기 적발 비중은 2019년 1만5668명에서 지난해 1만8619명으로 1년새 18.8% 급증했다. 보험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8025억원으로 91.1%를 차지했고, 생명보험은 785억원(8.9%)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험사기 적발금액의 증가폭은 전년의 827억원 대비 8.4%p 줄었다. 사고보험금 대비 보험사기 적발비중이 감소한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다. 실제로 보험사기 적발금액 증가율은 지난 2018년 9.3%에서 2019년 10.4%로 늘어난 뒤 지난해 2.0%까지 줄었다.
보험사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고보험금 규모는 최근 3년간 평균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보험금 대비 적발비중은 1.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등 조사 효율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를 사전에 적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보험사기 관련 조사 및 홍보강화한 영향으로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를 부풀리는 형태의 사고내용 과장 건수가 크게 줄었다.
사고보험금 대비 보험사기적발금액 구성비율은 2019년 1.83%에서 지난해 1.53%로 0.30%p 개선됐다. 보험금 청구건수 대비 지급이 거절되는 비율이 1.12%에서 1.03%로 개선된 영향이다.
보험금 지급이 지체된 계약의 평균 지급지연 일수도 11.8일에서 11.4일로 감소되는 등 보험사기 예방효과와 함께 소비자 권익도 개선되고 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백내장 수술 등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는 분야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새로운 유형의 보험사기에 대응할 것"이라며 "국가수사본부와 협조해 보험사기 수사의뢰 창구를 각 지방경찰청으로 일원화하는 등 수사 투명성을 확보하고 수사의뢰가 남용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