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상대 데뷔 최다 7안타 허용했지만 무사사구
수비 시간 줄여주는 효과, 늘어난 이닝당 투구 수는 숙제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호투를 펼치고도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승리가 불발됐다.
하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4.15에서 3.29로 끌어내리며 3점대에 진입하게 됐다. 다음 경기서 5이닝 1실점 이하의 투구 내용을 펼친다면 곧바로 2점대로 내려간다.
그는 이날 데뷔 최다 7안타를 허용하고도 1실점으로 필리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부터 1사 1,2루 위기를 맞이하는 등 4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다. 삼자범퇴 이닝으로 끝을 낸 것은 5회 뿐이었다.
하지만 공격적 투구가 돋보였다. 5회까지 던지면서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5타자를 상대로 볼 3개를 던져 볼넷 위기가 있었지만 쉽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3볼 상황에서 안타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다면 동료 야수들의 수비 시간을 줄여줄 수 있고, 집중력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김광현은 올 시즌 들어 볼넷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그의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은 0.66개로 수준급이다. 9회까지 완투를 펼친다 가정하면 1경기에 볼넷을 1개 내줄까 말까한 수치다. 지난 시즌 9이닝당 볼넷 2.8개보다 훨씬 좋아졌다.
다만 이닝당 투구 수가 늘어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김광현은 올해 이닝당 17.34개의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15.72개보다 다소 늘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5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 수가 다소 많았다. 이로 인해 올 시즌 아직까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떨어진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리는 것도 관건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여전히 예리하지만 이날도 직구 최고 구속은 90.4마일(약 145km) 밖에 나오지 않았다. 포심 평균 구속은 89마일(143.2km)로 평범한 수준이다. 직구가 다소 밋밋하다보니 타자와의 승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덩달아 투구 수도 증가하고 있다.
구속이 조금만 더 올라와준다면 공격적 피칭이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