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단기적 투자 심리 악화...장기화 가능성↓
시장에 이미 반영...유동성 장세서 실적 장세로 전환
공매도가 세 차례에 걸쳐 미뤄졌다가 14개월 만에 본격 재개하면서 코스피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되는데 이들 종목들이 전체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가 단기적인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매도가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다.
14개월 만에 부분 재개, 단기적 주가 변동성 우려
공매도 허용이 전면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부분 재개가 허용되는 종목들이 전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개월 만에 재개라는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1~2주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기저효과 소멸로 2분기 중에 성장률과 수출액 증감률 등 주요 지표의 고점이 예상되는 것은 공매도 이후 변수로 지목이 된다.
김병현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과거 2009년과 2011년에 두 차례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될 당시에도 외국인은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단기 변동성 확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거 공매도 재개 시기의 경험과 공매도 잔고를 고려할때 공매도 재개 이후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각각 6조5000억원, 2조원의 공매도 잔고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 이전 잔고액이 높았던 기업들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기업을 중심으로 공매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 전보다 현재 공매도 잔고 비율이 크게 낮아진 종목들 중심으로 공매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공매도 잔고비율 차이가 큰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업 이익 모멘텀 양호...공매도 따른 순매도 부담 장기화되지 않을 듯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정된 공매도 금액이 전부 순매도 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매도 재개 영향은 어느정도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공매도는 외국인과 헤지펀드의 롱숏 전략이 많이 사용되는데 오히려 공매도 규모에 맞먹는 매수 유입이 순매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이익 모멘텀은 양호하지만 지난달 후반부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성과가 부진했지만 이달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고, 과도하게 급등했던 일부 성장주들도 선제적인 주가 조정이 이뤄지면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수급 방향도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이 양호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올해 증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인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공매도 재개와 무관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목 선택에 보다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승현 센터장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의 구성종목들이 공매도 대상이라고 해도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