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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넷플릭스, 휴먼 드라마 '무브 투 헤븐'으로 넓힌 다양성


입력 2021.05.22 13:00 수정 2021.05.22 12:3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이제훈·탕준상 출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넷플릭스

그간 장르물에 치중하던 넷플릭스가 휴먼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을 통해 다양성을 넓혔다. 잔잔하지만,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이끌어내며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그루(탕준상 분)가 후견인 상구(이제훈 분)와 함께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남긴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이를 남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다뤘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무브 투 헤븐'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얼떨결에 그루의 후견인이 된 불법 격투기 선수 출신 상구의 거침없는 매력이 가끔 분위기를 환기시키지만 소외된 이들의 사연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핵심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즐기기는 힘들다.


그루와 상구가 찾는 현장은 대부분 소외된 이들이 떠난 곳이다. 드라마는 산업재해 피해자부터 데이트폭력 피해자, 치매 노인, 동성애자 등 모두가 외면해버린 그들의 아픔을 진심 어린 태도로 들여다보는 그루의 시선을 묵묵히 담아낸다.


그들의 사연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의외의 추리적 재미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무브 투 헤븐'은 그루의 말대로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남은 자들의 삶을 천천히 따라가는 자세를 취한다. 현장에 들어서면 꼭 건네는 인사부터 유품을 하나하나 살피며 정리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이유기도 하다.


때문에 '무브 투 헤븐'은 '자극'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 됐다. 생소한 소재부터 무거운 주제, 느린 전개 등 대중성과는 별개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국 '무브 투 헤븐'은 '따뜻함'과 '힐링'이라는 드라마의 장점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작품 자체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물론, 대한민국 콘텐츠 순위 1,2위를 오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들의 색깔을 정공법으로 밀어붙인 것이 결국 확실한 장점이 된 것이다.


넷플릭스가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남겼다. 그간 다양한 작품들을 아울러왔던 넷플릭스지만,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는 표현 수위가 높은 장르물 혹은 젊은층을 겨냥한 가벼운 로맨스 위주에 한정됐었다. 한국형 좀비의 탄생을 알린 '킹덤' 시리즈와 크리처물 '스위트홈', 잔혹한 인간 심리를 다룬 '인간수업'을 비롯해 배우 송강과 김소현의 로맨스를 다룬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가 그 예다.


'무브 투 헤븐'을 통해 넷플릭스에서도 서사의 탄탄함에 바탕을 둔 휴먼 드라마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TV에서 쉽게 보지 못했을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또 한 번 "넷플릭스라 가능했다"는 신뢰감 가득한 반응을 이끌어낸 넷플릭스다. 장르 스펙트럼까지 넓힌 넷플릭스가 앞으로 또 어떤 작품들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지 관심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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