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대 총선 앞두고 한명숙 등 '측근 정리'
2021년 6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대 대선 앞두고 의원 12명 '탈당 권유'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육참골단'
2015년 12월 10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가 지난 8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당적 정리를 요청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표는 한 전 총리의 결백을 믿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정치적 거치를 결단해주는 게 좋겠다는 뜻을 한 전 총리에게 전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또 내년 총선(2016년 4월 13일) 출마를 준비하던 측근 인사들에 대해 출마 포기를 설득하거나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문 대표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들을 만나 불출마 결단을 이끌어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특보 등 측근 3인방에 대해서도 총선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측근 정리'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총선 인적쇄신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같은 달 28일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변경했고, 문 대표는 이듬해 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불렸던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석 달 뒤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당초 목표 의석을 훨씬 상회하는 의석(123석)을 얻으며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다. 180석까지 내다봤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122석을 얻는 것에 그치며 참패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읍참마속'
2021년 6월 8일.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된 자당 소속 12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탈당 권유' 결단을 내렸다.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의 경우 출당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복당을 허용하기로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내로남불' 논란을 끊어내고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송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탈당 권고 대상자엔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서영석·임종성(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 등이 포함됐다. 권익위는 지난 7일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에 이들의 수사를 의뢰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고강도 극약처방을 발표하기 전 열린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송 대표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의 34주기 추모식에선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다. 제 동지이자 친구인데 저 때문에 이곳을 오지 못한 것 같다.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했다. 송 대표와 우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송 대표가 초강수를 둔 것과 관련해 "차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인천광역시장을 지낸 5선 국회의원인 송 대표는 실제로 그동안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종종 드러냈었다. 4·7 재·보궐선거 때 확인된 차가운 민심을 잘 수습해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송 대표가 '차차기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