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 전망, 추세적 하락 아냐...과거에도 반등”
부채 문제·자산 가격 급등 방어...연내 인상 가능성↑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지수가 하락하는 등 시장의 우려가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하반기 이후 역점사항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꼽았다,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한은은 지난달 27일 처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날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영향이 있긴 하겠지만 최근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진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실제 금리가 인상되면 자산가격 자체가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받긴 하겠으나 추세적인 하락보다는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은 경기 정상화를 의미하며 과거에도 금리인상 시 단기적으로는 증시가 하락하다 곧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의 수출경기가 생각보다 좋고 그에 따라 올라가는 수준이라서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외부적인 유동성 환경이 더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금리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고, 이는 경기에 대한 인식 개선에서 기반한 것이라서 시장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서상영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접종도 아직 선진국 중심으로만 진행된 점 등 글로벌 경기자체가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우선 한은이 보는 성장률 자체도 상당히 높아 보이고 정부가 재정 추경을 더 할 예정”이라며 “그보다는 한은에서도 밝혔듯이 부채 문제와 자산 가격 급등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차원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진우 팀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채권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간의 양호한 수출 데이터 등에서 예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가 커졌지만 이러한 흐름이 급격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조기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야기했다”면서도 “경기 및 고용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급격히 긴축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