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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2021년 일부 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개발 정보를 활용하여 토지를 매입, 부동산투기를 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정부는 전관예우 차단, 준법감시제 도입, 성과급 환수, 재산 등록 의무화 등 대대적인 혁신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2년 만인 2023년 인천 검단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부실시공의 근본원인은 전관 카르텔이라는 지적에 따라 공공주택사업의 민간 개방, 전관 카르텔 해체, 부실시공 방지 및 안전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LH 개혁안을 내놓았다.
또한, LH의 주요 업무인 매입임대 사업에서도 최근 5년간 적발된 비위·부정 사례가 24건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재발방지대책이나 지휘감독기관의 감사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조직시스템의 재구축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으나, 근본적인 조직문화의 변화, 조직구조의 개편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일 수도 있다.
응급 처방보다는 병의 근본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권한 집중 문제, 전관예우 관행, 외부감시시스템 부족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르면 LH는 토지의 취득·개발·비축·공급, 도시의 개발·정비, 주택의 건설·공급·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국민주거생활의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조직의 수장이 없다. 사장 인선은 LH 이사회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를 압축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2025년 10월 이한준 전 사장이 면직되고, 현재까지 사장이 선임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본부장이 대행의 대행으로 사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공기업의 특성상 정상적으로 의사결정 구조가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 LH는 하늘(?)만 쳐다 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LH는 기본적으로 정부나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추가적인 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축 다가구 매입임대 사업, 행복주택, 신혼희망타운 등이다. 이러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도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대한 조직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수장이 필요하다.
둘째, 급격한 부채의 증가로 인하여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LH의 부채 규모는 올해 약 170조원, 내년 말에는 약 192조원, 2027년에는 2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채규모가 늘어나면 최악의 경우에 국민의 혈세가 투입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최근 정부에서는 LH가 직접 시행을 맡기면서 토지 매각을 통한 재원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재무구조는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LH는 택지분양을 통한 수익으로 주거복지사업을 유지하였다. 앞으로는 빚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 경제 주체와의 파트너십 구축, 민간 리츠와의 목적형 협업 등 사업방식의 다양화를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주거복지의 실현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없다. LH는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 주체이다. 대통령은 임기 동안 공공임대·공공분양을 포함한 공적주택 110만 가구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실행조직에도 책임이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택지개발방안, 사업방식개발, 재정확보방안 등에 대한 마련하는 것도 조직의 책임이다.
또한, LH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쳐지며 생긴 초대형 플랫폼이다. 이로 인하여 규모의 경제를 얻게 되었지만, 동시에 내부 통제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조직이 크면 실패의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
공룡의 발자국은 크고, 한 번 잘못 디뎌지면 지면이 움푹 파인다. 조직의 자율성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하여 실패로 인한 발자국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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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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